“여수 비렁길(벼랑길) 따라 걸으며 힐링하고, 선상 낚시 즐기러 금오도로 오세요.”

지난 18일 광주시 동구 ACC디자인호텔에서 열린 2020년 우수 귀어인 시상식에서 김강승(53·사진) 노을펜션 대표를 만났다.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한 인상을 주는 그는 2015년부터 여수 금오도에서 펜션을 운영하면서 선상낚시업을 하고 있다.

울산이 고향인 그는 부산에서 대학교를 졸업, 현대중공업에 취직했다. 그렇게 13년간 현장관리자로 일하다가 명예퇴직을 했다.

그는 재직 중에 소형선박조종면허, 요트조종면허 등을 따면서 은퇴 후 삶을 준비했다.

“퇴직하자마자 제 2의 삶을 꾸릴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어요. 통영, 거제 등 펜션을 운영하면서 낚시를 할만한 곳을 보러 다니다가 매형과 우연히 들른 금오도의 아름다운 자연에 사로잡혔습니다.”

그가 운영 중인 펜션에는 1년에 700~800명의 관광객이 와서 머무른다.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발길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

“금오도에서는 ‘비렁길’이 유명해요. 섬의 서쪽 해안 방향으로 솟은 벼랑을 따라 이어진 길이죠. ‘비렁’은 ‘벼랑’을 뜻하는 사투리로, 길 모양새를 따라 이름이 붙었어요. 봄, 가을에는 비렁길 찾아 오는 관광객이 많고, 여름에는 직포해변, 두포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로 붐벼요. 겨울에는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곳이 우리나라 최대의 감성돔 산란지라 인기가 좋습니다.”

처음부터 귀어가 순조롭지는 않았다. 선상낚시업을 위해 낚시배를 사려고 고흥까지 갔다가 사기를 당한 적도 있었다. 마을에 처음 왔을때는 주민들의 텃세때문에 마음고생도 했고, 2016년에는 펜션이 태풍 피해를 입어 운영을 중단하고 복구에만 매달렸다.

“귀어가 쉽지만은 않았어요. 아내와 함께 엄청 고생을 했죠. 하지만 여러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도 알아가고 각종 행사에 참여하면서 조금씩 여유가 생겼던 것 같아요.”

김씨는 금오도에 처음 와서는 여수시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비렁길 탐방 가이드 양성과정, 전남마을행복디자이너교육, 전남마을공동체 만들기 등에 참여했고, 현재는 민간해양구조대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섬이다보니 소방서가 1곳 뿐이고 소방대원도 3명이예요. 그래서 저도 힘을 보태고자 민간해양구조대 대원으로 일하면서 화재현장에 불을 끄러 다니고 있습니다. 마을을 위해서 봉사하고 헌신하면서 마을 주민들에게 인정도 받고 보람찹니다.”

직포항어촌뉴딜300사업 사무장으로도 활동 중인 그는 앞으로 마을 관광객 유치에 힘쓸 생각이다. 또, 이곳을 찾고싶고, 활력넘치는 곳으로 만들어 마을발전과 마을경제 활성화를 함께 이뤄낼 계획이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