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위법한 강제연행 상태서 음주측정 거부…항소심도 무죄
2020년 09월 18일(금) 00:00
여수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지난 2018년 8월 5일 새벽 2시30분께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A씨 집 앞에서 음주 측정을 요구했다.

A씨는 대리기사를 불러 차를 몰게 했기 때문에 음주운전한 사실이 없다며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경찰들은 A씨를 막아서며 제지했다. 경찰은 대리기사가 차량 운전을 중단한 장소가 아닌, 지하주차장에 차량에 있다는 것을 A씨에게 확인시킨 뒤 음주측정을 요구하기 위해 A씨를 엘리베이터에 태워 지하주차장까지 임의동행했다.

A씨는 경찰 조치에 항의, 승강기에서 내리게 해달라며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은 지하주차장에서 A씨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했지만 불응하자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은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3부(부장판사 장용기)는 음주측정을 거부해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A(35)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법한 강제연행 상태에서 진행된 음주측정 요구라 불응해도, 음주측정거부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위법한 강제연행에 해당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음주측정 요구 역시 위법하다는 1심 판단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경찰관들이 A씨를 지하주차장까지 데려가면서도 별다른 고지를 하지 않았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임의동행은 영장 없이 피의자를 이동시킬 수 있지만, ‘동행을 거부할 수 있다’거나 ‘동행 과정에서 언제든 자유로이 이탈 또는 퇴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지해야 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경찰은 임의동행 동의서도 작성하지 않았고 A씨가 동행 요구에 대한 거절의사를 명시했는데도, 의사에 반해 지하주차장으로 데려갔다”면서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사람이라도 의사에 반해 지하주차장으로 데리고 간 것은 ‘강제연행’에 해당되는데,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등 수사상 강제처분에 대한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