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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미처 몰랐어요’…소월 시에 그림을 더하다
김소월 등단 100주년 시그림집 출간
대표작 100편 수록…신문·잡지 기고 미발표 작품도
김선두 등 대표 화가 6인 그림 더해져 시 의미 극대화
2020년 09월 07일(월) 00:00
“봄여름 가을없이 밤마다 돋는 날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 볼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달이 설움일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그것이 사랑 사랑일 줄이/ 아니도 잊혀집니다.// 그것이 사랑 사랑일 줄이/ 아니도 잊혀집니다.”



김소월의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는 4연 8행의 자유시이다. 1925년 12월 간행된 시집 ‘진달래꽃’에 수록된 소월의 대표시다. “예전엔 미처몰랐어요”라고 반복되는 후렴구는 화자의 내면에 드리워진 그리움의 정서를 대변한다.

김소월 등단 100주년을 맞아 시그림집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교보문고)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작품집은 소월의 시를 토대로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예창작과 교수가 쉬운 우리말로 풀어냈다.

소월은 우리 시에서 가장 폭넓게 사랑을 받는 대표 민족 시인이다. 한국 시단은 소월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그가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만만치 않다. 혹자는 “우리 민족사의 그늘 깊은 삶의 정서를 그의 시 세계만큼 간곡하게 노래하는 경우는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다시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박영근 작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소월은 1902년 8월 6일(음력) 평안북도 구성에 있는 외가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김정식이며 태어난 지 백일 후부터 본가가 있는 평안북도 정주군 곽산면에서 자랐다. 1915년 남산학교를 졸업하고 오산학교 중학부에 입학해, 김억과 사제 관계를 맺는다. 이때부터 한시와 민요시, 서구시 등을 접하며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친다.

1920년 ‘낭인의 봄’, ‘야의 우적’ 등 5편이 ‘창조’지에 소월(素月)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하며 등단한다. 1923년 배제고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길에 올랐지만 관동 대지진으로 귀국한다. 1925년 유일한 시집 ‘진달래꽃’이 간행됐으며 1934년 안타깝게도 아편 과다 복용으로 숨지고 만다.

이번 작품집에는 시인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표작 100편이 수록돼 있다. 32세라는 짧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시인이 펴낸 유일한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에 실린 작품과 그의 사후 스승 김억이 엮은 시집 ‘소월시초’ 속 작품 등도 만날 수 있다.

또한 신문이나 잡지 등에 기고했으나 실리지 않은 시와 1977년 ‘문학사상’이 발굴한 미발표 작품(소월 자필 유고) 등도 실려 있어 의미와 가치가 남다르다.

수록된 작품은 ‘먼 후일’, ‘풀따기’, ‘님의 노래’, ‘봄밤’, ‘산유화’, ‘접동새’, ‘봄비’, ‘기억’, ‘애모’ 등 대체로 일반인에게 알려진 시가 많이 포함돼 있다.

한편 교보문고는 소월 등단 100주년을 기념하는 ‘오디오 미술관’을 오픈했다. 대표 시 35편을 김선두·박영근·배달래 등 국내 중견 화가 6명이 그림으로 형상화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책 표지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어디에서든 시 낭송과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오프라인 전시는 광화문점 내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오는 30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