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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공익사업도 소통 후에 했더라면…
2020년 09월 04일(금) 00:00
이 진 택 제2사회부 부국장
행정의 궁극적 목표는 공익의 추구이다. 반면 개인과 기업의 경영 목표는 이윤 추구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행정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민선 지방행정에서는 공익을 추구하면서도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구례군이 최근 새로 지은 교회의 주차장 포장 사업에 군비를 투입해 진행하자 이를 두고 지역민들 사이에 ‘공익인가’, ‘사익인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34면 규모의 교회 주차장 조성사업에는 군비 4000여만원이 들어갔다. 자동차 급증으로 주차난이 심해지면서 지자체마다 주차장 확보에 많은 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구례군도 지금까지 공용주차장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차량 1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 확보에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들었다고 한다. 이는 새차 구입비용과 맞먹는다.

교회 주차장 지원 사업은 주차공간 1면 조성비용으로 34면을 확보하는 것으로, 수지로 따지면 34배 남는 장사이다.

지원 조건은 주차장 개방이었다. 해당 교회는 일요일 예배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에 주민들을 위해 주차장을 열어놓겠다고 했다. 따지고 보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구례군도 군민에게 돌아가는 이익, 즉 공익이 크다고 보고 의회와 협의해 지난달 18일 포장 공사를 시행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8월 초 유례 없는 큰 수해로 구례지역은 18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수해를 입었다. 구례시가지가 잠기면서 군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전국의 자원봉사자들이 구례를 찾아 복구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문제는 마침 이 시점에 교회 주차장 공사가 시행됐다는 점이다. 구례군은 “이미 결정된 공사이고 예산을 다른데로 전용할 수도 없어 계획대로 추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일부 군민들은 공사의 시의적절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수해 복구가 급한데 예산을 교회 주차장 포장하는데 사용하느냐는 것이다.

어떤 사안을 바라볼때 시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구례군의 교회 공영 주차장 조성사업도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사업임에 분명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좋은 일을 하면서 좀더 널리 알리고 시행했더라면 오해로 인한 불필요한 논란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점이다. 이번 일을 통해 군정 추진에 있어 소통의 중요성을 실감했으면 한다. /li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