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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균형발전 특별기고] 김영록 전남지사
“소멸위기지역 집중지원 위한 특별법 제정해야”
2020년 08월 14일(금) 00:00
김영록 전남지사
팀웍을 핵심으로 한 대표적인 스포츠로 축구가 있다. 11명의 선수들이 각자의 포지션에서 제 기량과 역할을 다할 때만이 승리를 맛볼 수 있다. 국가 역시 구성요소인 지역이 고유의 특성과 장점을 고루 잘 살려 균형 있게 발전해야만 국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 말 그대로 균형(均衡)은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고른 상태’를 의미한다.

국가균형발전의 최상위 척도로 ‘인구’를 꼽을 수 있다. 1970년부터 2018년까지 50년간 우리나라 권역별 인구를 살펴보면 충청권과 영남권이 각각 137만명과 364만명 증가한 반면, 호남권은 122만명이 감소하였다.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정부 출연기관 70%, 100대 기업 본사의 91%가 집중되고 인구도 50.2%인 2600만명이 살고 있어 수도권 쏠림현상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반면 비수도권은 수도권으로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고 저출산, 고령화까지 더해져서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05곳이, 전남의 경우 22곳 중 18곳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소멸위기지역’에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수도권 과밀이 국가 발전의 걸림돌임을 인식하고 지방을 살리기 위해 혁신도시, 행정수도 이전정책 등을 추진했지만 지방을 살리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최근 정부는 해외 진출기업의 리쇼어링 촉진을 위해 수도권 공장 총량제 완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으며, 집값을 잡기 위한 명분으로 3기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등 수도권 중심의 정책으로 역선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희망적인 메시지도 있다. 그 중심에 지방이 있다.

미증유의 코로나19 대유행은 OECD 37개 모든 국가가 올 한 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세계적인 불황을 야기시켰다. 이런 상황에서도 ‘K-방역’의 성공은 대한민국의 창의적인 발상과 과감한 결단력에 더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신속한 방역이 만들어낸 것이다. 지방의 역할과 중요성이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판 뉴딜’을 통해 새로운 100년의 설계를 준비하고 있듯이, 전라남도에는 ‘청정 전남 블루 이코노미’가 있다. 블루 이코노미는 전남이 가진 섬과 바다, 황금들녘, 하늘과 바람 등 풍부한 블루 자원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복합해 전남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발전전략으로 정부의 한국판 뉴딜과 방향성과 핵심사업이 일치한다.

지난 7월 14일 정부의 발표내용에 ‘해상풍력’과 ‘산단 대개조’사업 등이 핵심 현안으로 대거 포함되어 전남도의 사업추진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 에너지·관광·바이오 의약·미래 운송기기·농수산 생명산업 ·스마트 시티 등 한국판 뉴딜을 전남판 뉴딜인 블루 이코노미가 선도하도록 더 노력해 나가겠다. 다만 나라와 지방을 동시에 살리는 실질적인 국가균형발전은 보다 획기적인 정책들이 추진되어야 가능하다.

첫째,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은 지역별 공공기관 총량을 고려해야 하고 지역의 특성과 여건을 반영해서 배정되어야 한다. 공공기관 363개소 가운데 수도권에 여전히 156개소(43%)가, 충청권 86개소(23%), 영남권 74개소(20%), 호남권 29개소(8%) 등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의 지역별 공공기관 총량을 감안해 배분기준을 마련하여야 한다. 또 1차 이전 공공기관과의 연관성, 지역 자원과 산업의 연계성 등 지역의 특성과 여건을 반영해야 한다. 전남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마사회 등 30개 기관을 배정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다.

둘째,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지방소멸위기지역에 대한 정책과 재정 등 종합적인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전남도는 지난 2019년 경상북도와 상생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인구특별법을 공동 제정하기로 협의했다. 특별법안에는 공공기관 우선 배정, 국책사업 우선 선정,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또는 축소, 농어촌 주택 1가구 2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적용, 국가보조금 차등 지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특별지원, 국공립 어린이집 우선 설치 등을 담을 예정이다.

셋째, 지방 주도의 진정한 균형을 위해서는 재정분권이 담보되어야 한다. 지방하천 정비 등 균특 전환사업 재원의 지속 보전과 함께 지방교부세율 인상, 사용 후 핵물질·유해화학물질 등 지역자원시설세 과세대상 확대 등 자주 재원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2단계 재정분권을 추진해야 한다.

넷째, 정부의 한국판 뉴딜을 전남판 뉴딜 등 지역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 지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지역 주도형을 지향하고 있어 다행이지만 이를 보다 구체화하고 정부의 계획과 예산에 반영하는 실질적인 조치가 시행되어야 한다.

다섯째, 정부의 실질적인 균형발전을 추진하기 위해서 행정안전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합해서 ‘국가균형발전부’로 개편해야 한다. 국가균형발전부를 통해 지방을 대변하고 국가 차원의 균형발전을 보다 체계적이고 제도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장관 또한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서 정부의 강력한 균형발전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국가균형발전은 수십 년 동안 국가와 지방의 과제로 추진되었지만 성공은 쉽지 않았다. 부동산 폭등, 인구 과밀화와 과소화, 교육 불균형, 양극화 등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보다 포괄적이고 획기적인 균형발전 정책의 추진만이 해결할 수 있다. 정부는 균형발전 정책만이 나라와 지방을 살리는 길임을 인식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들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