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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성삼재 버스 운행에 커지는 분노

2020년 07월 28일(화) 00:00
이 진 택 제2사회부 부국장
구례군민이 분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서울에서 지리산 노고단 아래 성삼재까지 시외버스 운행 노선을 인가<광주일보 7월14일자 7면>해준 때문이다.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이요, 어머니같은 산이다. 연일 쏟아지는 언론 보도는 이해 당사자인 구례군과 전남도의 의견은 전혀 반영하지 않고 국토부가 경남도와 버스운송업체의 일방적인 편을 들었다는 지적이다. 주인 모르게 찻길을 낸 행위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지리산의 환경오염을 생각하지 않고 수도권 승객의 편의만을 고려한 단세포적인 행정행위라는 비판이다.

광주일보의 첫 보도 이후 구례지역 130여개 사회단체와 군민들은 지리산 성삼재 시외버스 운행반대 구례군민추진위원회를 구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추진위는 전남도와 국토부를 차례로 방문, 반대의견을 전달하고 노선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항의시위를 벌였다.

전남도는 구례군민의 의견을 반영해 노선 철회와 조정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구례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도 “국토부와 경남도에 노선 인가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철회할수 없다”고 거부했다고 한다.

시외버스 운송업체 측은 지난 24일과 25일 양일간 버스 운행을 강행했다.

서울을 출발한 시외버스는 장맛비 속에 새벽 3시30분께 성삼재 초입에 도착했고, 이를 막는 군민들과 마찰을 빚었으나 경찰의 출동으로 큰 충돌없이 운행했다.

첫 운행 버스에 탑승한 운송업체 대표는 “노선 철회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혀 앞으로도 버스 운행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지리산의 여건과 전남도의 반대를 무릎쓰고, 성삼재 버스 노선 신설을 인가해줬을까. 수도권 사람들의 지리산 구경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기 위함인가. 아니면 운송업체의 경영 편익을 돕기 위해서인가.

국토부에 따져물어도 묵묵부답이다. 그래서 더욱 의문이 든다.

구례군은 연간 50만대가 넘는 자동차가 운행하는 노고단도로를 폐쇄할 계획이다. 지리산 오염 방지를 위해서다.

대신 셔틀버스 운행, 케이블카 설치 등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을 구상 중이다. 전남도도 이같은 방안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런 까닭에 전남도의 소극적인 행정행위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시외버스 노선 협의가 광역단체 간 협의사항이지만,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해당 기초자치단체에는 한 번 쯤 의견을 물었어야 하지 않겠는가.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더욱 더 그랬어야 했다.

취재 결과, 전남도는 구례군에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

또 경남도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하지만 그것은 1년 전 일이다. 전남도는 이후 국토부 인가가 날 때까지 무관심과 소극행정으로 일관했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버스가 떠난 것이 아니고 버스가 왔다. 이제라도 구례군과 전남도가 손을 잡고 모두가 납득할 만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뒷북 행정이 됐지만 지금이라도 되돌려 놓아야 한다.

/li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