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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노휘 ‘스노글로브, 당신이 사는 세상’ 펴내
광주일보 신춘문예 출신…시나리오 ‘존비’ 소설로 재구성
2020년 07월 21일(화) 07:00
시나리오 ‘존비’(원작 박준영)를 소설로 재구성한 장편이 출간됐다.

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한 경우도 더러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흔치 않는 일이라 관심을 끈다. 주인공은 2009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얼굴을 보다’로 등단한 차노휘 작가. 차 작가는 최근 ‘스노글로브, 당신이 사는 세상’(지식과감성)을 펴냈다.

작가의 두 번째 장편인 이번 작품은 꿈과 현실, 수조의 안과 밖 대비를 통해 이야기의 반전을 극대화한다. “투명한 둥근 유리 안에 축소 모형을 넣은 장난감”을 일컫는 스노글로브라는 작품 제목은 현실과 그 너머의 세상 등 다양한 의미를 상징한다.

차 작가가 시나리오를 받은 것은 지난 2013년이었다. 이후 개작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추리기법과 반전의 묘미를 살릴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원작자가 있는 시나리오를 소설로 개작하는 것 또한 아주 예민한 작업이다. 정서가 비슷해야 하고 원본을 얼마나 살리고 죽이느냐에 따라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에는 신경이 상당히 낭비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작품이 아무리 마음에 들더라도 소설화했을 때, 내 방식을 존중해주지 않으면 아예 손을 대지 않기로 했다.”

차 작가는 시나리오가 자신의 작품 정서와 비슷하고, 시나리오를 건네준 이 또한 순수한 열정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개작에 돌입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날 때마다 꺼내서 문장을 다듬고 상황 디테일을 덧붙이기도 했고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며” 지난한 시간을 보냈다.

소설은 사방에서 플래시가 터지는 기자회견장에서 강한필이 새로운 신경물질 ‘마나샤 에피네프린’을 공개 발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치료 불가능했던 하반신 마비도 불과 1분 안에 치료 가능한 약물의 발견에 환호와 박수가 이어진다. 모든 것이 성공적인 한필은 애인인 영서와의 첫 휴가에 들뜨지만 어딘가 모르게 석연치 않다. 휴게소 벤치에 잠시 앉아 있는 한필의 귓가에 갑자기 환청처럼 어떤 소리가 들려온다. “그건 네가 아는 사실과 달라”라는.

추리와 반전이 뒤섞인 서사는 결국 삶에 대한 물음으로 수렴된다. 우리는 과연 스노글로브 안에서 살고 있는지 아니면 밖에서 살고 있는지 라고.

한편 차 작가는 소설집 ‘기차가 달린다’, 창작론 ‘소설창작 방법론과 실제’, 여행에세이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시간들’을 펴냈으며 광주대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