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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의 고질 폭언·폭행 광주에도 있었다
2020년 07월 10일(금) 00:00
고(故) 최숙현 선수(철인 3종경기)를 벼랑으로 내몰았던 체육계의 폭언·폭행 행태가 광주 지역에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서부경찰은 엊그제 후배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전 광주시체육회 소속 우슈 선수 A(27) 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함께 생활하던 대학생 우슈 선수 B(21) 씨에게 수차례 폭언과 폭행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에게 “발차기 못한다” “여자친구 소개해 주지 않는다” “술 마시는 것을 거절했다”며 폭행을 일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지난해 11월 관련 단체에 폭행 사실을 알렸으나 이 단체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A씨에게 품위 손상을 이유로 출전정지 3회라는 가벼운 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B씨는 지난 1월 A씨와 또 다른 선배 C씨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한다.

B씨가 참다못해 경찰에 찾아갔다는 대목에서 고 최숙현 선수의 절망감이 겹쳐진다. 최 선수는 생전에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등에 가혹 행위 사실을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그 어느 곳도 그녀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았다.

B씨 역시 최 선수와 마찬가지로 한솥밥을 먹던 선배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는데, 광주·전남 체육계는 고질적인 폭력 문화가 뿌리 내리고 있지 않은지 다시 점검해 봐야 한다. 폐쇄적인 조직 문화에서 지도자부터 선수까지 가혹 행위와 비인권적 행태를 대물림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스포츠계의 폭력 문화와 이를 정당화해 온 성적 지상주의에서 이제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는가. 자치단체와 시·도체육회는 체육계 전반에 걸쳐 인권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관리·감독 시스템을 재검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