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대사 연구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삼국유사 권4~5’(범어사번)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보물 제419-3호 ‘삼국유사 권4~5’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삼국유사 권4~5’은 1907년께 범어사에 기증된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 일연 스님이 1281년(고려 충렬왕 7년) 편찬한 삼국유사는 모두 5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권4~5만 남아 있다. 현존하는 가장 이른 판본은 1394년께 판각된 조선 초기 판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범어사 소장본은 완질은 아니지만 1394년 처음 판각된 목판으로 찍은 것이다. 동일판본으로 지정된 국보 2건(국보 제306호, 국본 제306-2호)과 비교했을 때 시기적으로 가장 이르며, 서지학적 의미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서체와 규격, 행간 등이 후대에 간행된 1512년 판본과 밀접한 양상을 보여 조선시대부터 판본학적으로 중요하게 인식돼 왔다.

특히 단군신화를 비롯해 향찰로 쓴 향가 14수가 수록돼 있어 고대 언어 연구의 참고자료가 된다.

문화재청은 “‘삼국유사 권4∼5’는 현존하는 동종 문화재 가운데 가장 빠른 인출본으로 기타 지정본의 훼손, 결락된 내용을 보완할 수 있다”며 “종교·역사·지리·문학·언어·민속·사상 등 고대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사료의 집합체라는 점에서 국보로서의 가치가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문화재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 원(元)나라 법전인 ‘지정조격(至正條格) 권1~12, 23~34’를 비롯해 조선시대 정조 친위부대인 장용영의 도성을 그린 건축화 ‘장용영 본영 도형 일괄’(壯勇營 本營圖形 一括)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