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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시도했지만…대리수상·무관중에 맥빠진 대종상 시상식
봉준호 등 주요 수상자 불참
2020년 06월 04일(목) 17:56
무관중 영화제에 배우들은 생활 속 거리두기.
개최 시기를 옮기며 ‘혁신’을 다짐했던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이 우여곡절 끝에 열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주요 수상자들이 불참하면서 다소 맥 빠진 채 진행됐다.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3일 열린 제56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관객 없이 진행됐다. 많지 않은 참석자들 역시 띄엄띄엄 거리를 두고 앉았다.

영화제 주인공이었던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을 비롯해 다수 수상자와 후보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시상식은 감동의 수상 소감 대신 신속한 대리 수상이 채웠다.

지난해 칸영화제부터 올해 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5관왕에 올랐지만, 감독상과 음악상 수상자인 봉 감독과 정재일 음악 감독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제작사인 바른손 E&A의 곽신애 대표와 공동 각본가로 상을 받은 한진원 작가가 두 차례씩 무대에 섰다.

문광 역으로 여우 조연상을 받은 배우 이정은만 레드 카펫에 올라 직접 소감을 밝혔다.

매년 가을 열리던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은 올해부터 2월로 시기를 옮겨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한차례 연기한 끝에 이날 관객 없이 진행됐다.

개최 시기가 바뀌면서 2018년 9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 사이에 개봉한 영화들이 심사 대상이 됐다.

1962년 제1회 시상식을 개최한 대종상영화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시상식 중 하나지만, 정권 입맛에 맞는 작품 위주로 시상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상자(작) 선정 과정에서의 공정성 시비에 더해 주최·주관 기관의 내부 갈등까지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2015년 시상식에서는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겠다고 해 주연상 후보 9명 전원을 포함해 감독과 스태프까지 불참하면서 시상식 권위가 추락했다.

2018년에는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던 출품제를 폐지하고 개봉작을 대상으로 심사하는 등 개선 노력을 보였지만, 수상자 절반이 불참한 상태에서 영화와 상관없는 사람이 대리 수상하는 등 미숙한 운영으로 다시 구설에 올랐다.

한국 영화 100년이었던 지난해에는 시상식이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예정됐던 시상식을 올해 2월로 옮기면서 미국 아카데미처럼 한 해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심사하며 영화계를 결산하도록 혁신과 자구 노력을 기울였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새로운 시도가 다소 무색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