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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없이도 창업 … ‘공유주방’ 시대
식약처, 법제화 앞두고 11월까지 위생·안전확보 기술 지원
시설비·권리금 따로 없어 소자본 요식업 창업자 대안 부상
2020년 06월 03일(수) 00:00
예비 창업자들로부터 공유주방이 소자본 창업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 북구 신안동 ‘여그’ 공유주방은 하루 1인당 1만원에 시설과 공간을 대여하고 있다. <여그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배달·포장 등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공유주방’을 활용한 외식 창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아직 제도화되지 않은 공유주방에 대한 시범 사업을 벌이며 위생과 안전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에서는 상무지구와 첨단지구 등에 공유주방이 지난해부터 운영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동구 계림동 등지에도 공유주방이 생긴다.

공유주방은 하나의 주방을 둘 이상의 영업자가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조리 공간이 없는 음식 배달 업체나 요식업자에게 임대하는 주방을 말한다.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공유주방은 대개 배달 외식 창업자나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사업자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공간은 13~16㎡(4~5평) 규모 개별주방과 휴게실·냉동창고 등 공용공간 등으로 나뉜다. 광주지역에서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임대료 30만~5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창작활동과 각종 공익적 목적을 가진 ‘여그’(북구 신안동), ‘뚝딱뚝딱 예술창고’(광산구 신가동), 동구 푸른마을공동체 센터 공유부엌 등도 있다.

공유주방은 시설비와 권리금이 따로 없이 작은 자본을 가지고 창업을 할 수 있는 점에서 청년 창업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임대 업체에 따라 경영 상담과 판매·홍보, 공동 구매(식자재·포장 용기 등) 등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한 달 단위로 임차 계약을 맺을 수 있어 예비 창업자가 사업화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먼슬리키친, 배민키친, 심플키친, 영영키친, 노마드쿡, 스몰키친, 푸딩키친, 원더키친 등 공유주방은 규모화가 이뤄져 인지도를 높인 상태다.

식약처는 공유주방을 제도화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관련법을 개정해 ‘식품 공유시설 운영업’, ‘식품 공유시설 이용업’ 등을 신설하고 시설 기준, 준수사항 등을 담은 하위법령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법제화에 앞서 공유주방을 창업하거나 운영 중인 업체 및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유주방 기술지원 사업’을 11월까지 진행한다. 지난해 4월 규제 샌드박스의 하나로 선정돼 위쿡 2곳과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5곳 등 17개 업체가 시범 운영하고 있다.

식약처는 사업 대상 업체 가운데 공유주방 창업을 준비하는 경우에는 교차 오염 방지에 필요한 시설 설계안을 제공하고 관련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공유주방을 운영하는 업체에는 위생관리 책임자 교육을 할 예정이다. 사업에 지원했다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때에도 업체에 맞는 기술 지원 및 교육 등을 도와준다.

참여를 원하는 업체나 개인은 식품안전정보원 홈페이지(foodinfo.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공유주방이 ‘공유경제’를 활용한 대표적 성공사례가 될 수 있도록 식품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호남권 거주민 109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44%는 코로나19가 확산한 뒤 배달·테이크아웃(포장주문) 횟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테이크아웃 주기는 주 2~3회가 33%로 가장 많았고, 2~3달에 1회보다 드물게 18.3%, 주 1회 16.5%, 1달에 1회 10.1%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