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추진됐다 무산된 광주 삼정초등학교 통폐합 문제가 또다시 거론되면서 소규모학교 통폐합에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 교육청은 북구 두암동 삼정초등학교를 인근 초등학교와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정초는 1~6학년 전교생이 70명에도 못 미치는 1~2학급 규모의 ‘미니 학교’인 데다가 인근에 있는 두암초(447명에 20개 학급)와 일곡초(358명에 19학급)도 전체 학급이 20개 내외인 소규모 학교여서, 이들 3개 학교 사이의 통폐합이 수년 전부터 거론됐다.

삼정초에서 율곡초까지는 큰 길로 950m, 두암초까지는 1㎞에 달해 초등생 걸음걸이로 15분 안팎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시 교육청은 삼정초 학생들을 인근 두암초와 율곡초로 분산 배치하는 방식으로 통폐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통폐합이 완료되면 현재 삼정초 부지에는 수영장과 공동육아나눔터 등을 갖춘 생활 SOC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정초는 이를 위해 지난 3일 학교 통폐합 추진을 알리는 내용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8일 학부모 설명회를 공지했다가 취소한 상태다.

이날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은 보도자료를 통해 “통폐합 대상을 특정한 뒤 학교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아내는 식의 밀어붙이기 행정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학습선택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반대 이유로 ▲원거리 통학에 따른 사고 위험 ▲통합에 따른 학급 과밀화 ▲안정적 학습환경 침해와 학교 부적응 ▲삼정초에 대한 높은 만족도 ▲작은 학교 살리기의 가치 실현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역 교육계에서는 교육청이 추진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소규모학교 재구조화 사업의 취지에 대해 무조건 존치해달라는 식의 반대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상 학년당 학생 수가 10명 정도인 점과 학령 인구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년 내에 삼정초는 입학 자원이 없어 사실상 폐교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교육 수요가 예측되는 데도 장기적인 차원의 정책보다는 일단 가까운 곳의 학교를 존치하고 보자는 식의 태도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교육 여건 향상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서구 상무중과 치평중 통폐합이 유사한 방식으로 추진됐다가 학부모 투표 끝에 백지화됐고, 국비 45억원도 반납 처리했던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북구의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존폐와 같은 중요한 문제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며 “이해 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보고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삼정초 통폐합을 위한 학부모 설명회를 20일 이후로 연기하고, 학부모와 주민 여론 수렴 뒤 통폐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