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산물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남의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집·운반·처리에 있어서의 공공시스템 적용, 패각 및 폐스티로폼에 대한 적극적인 사후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양식어업의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해양쓰레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사실상 어촌 자체 정화에만 의존하는 현 처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현식 전남도 동부지역본부장(환경산림국장)이 지난해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작성한 ‘해양폐기물 효율적인 처리 방안’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연간 16만t(추정)으로, 이 가운데 약 24% 정도인 3만8000여t이 전남 해양에서 발생되고 있다. 전체 해양쓰레기 중 생활폐기물이 60%, 어선과 어업 및 수산양식장 등에서 발생된 쓰레기 35%, 중국을 비롯한 해류를 타고 밀려오는 다국적 해양 쓰레기 약 6% 등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양쓰레기 외에도 굴과 전복 패각은 골칫거리로 전락해 어촌, 주변 해안가에 버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굴 생산량은 지난 2017년 31만5000t으로, 이 가운데 19.3%인 6080t이 전남에서, 전복 생산량은 1만6027t으로 완도군에서만 약 72%인 1만1539t이 나오고 있다.

이들 해양쓰레기, 패각 등이 전남 어촌 및 해변의 경관, 자연생태계 파괴 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결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박 본부장의 주장이다.

그는 “해양쓰레기, 패각과 관련해서 지자체에 전담 인력이 없고, 수집·운반 및 처리 시스템이 없다”며 “여기에 폐스티로폼의 처리 비용이 비싸고, 해양쓰레기를 대부분 저가 발주 방식의 위탁 처리를 하다보니 부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패각을 재활용하는 노력도 미흡한 실정이다. 굴 패각의 경우 비료(생석회)나 오염물질 제거에 이용되는 흡착제, 보조기층제, 비료나 사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고, 전복 패각을 우려낸 물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물질이 있다는 연구자료가 있지만, 재활용을 위한 시설이 없고, 법령도 미비한 실정이다.

박 본부장은 개선 방안으로 국가 및 지자체가 해양폐기물 관리를 주도하기 위해 ▲해양환경미화원제도 도입 ▲해양폐기물 예산 배분 방식 개선 ▲지자체 해양폐기물 중간 집하시설 설치 의무화 검토 ▲해양폐기물 처리 계약 방법 개선 ▲해양폐기물 저가 발주 금지 등을 제시했다. 또 굴·전복 패각의 자원화를 위해 해양보관 의무화, 재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 마련, 세척 및 선별 시설을 갖춘 중간집하시설 의무 설치, 재활용 제품 개발 및 사용 권장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와 함께 지자체 주관으로 폐스티로폼을 현장에서 부피를 줄일 수 있는 이동기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