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코로나19에 밀려 ‘한여름 땡볕 결혼식’
광주지역 웨딩업계 여름 예약
비수기 불구 평년 2배 이상 증가
위약금 상담건수도 8배 늘어
신혼집 입주 차질 혼전 동거도
신랑·신부만 빼고 마스크 결혼식
2020년 03월 26일(목) 00:00
최근 광주시 서구의 한 결혼식장에서 하객들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예식에 참석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한여름 ‘땡볕’ 결혼식을 치르겠다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하객들을 초청해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르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면서 위약금을 물지 않기 위해 나타난 신(新)풍속도다.

일부 예비 부부들의 경우 결혼식 일정에 맞춰 신혼집 전세·매매계약을 해놓은 탓에 결혼식 전 동거생활에 들어가고 있다.

25일 광주지역 웨딩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웨딩 시즌 비수기인 7~8월 결혼식 예약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봄 시즌 결혼식을 미룬 예비 부부들이 위약금을 피해 날짜를 잡으면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하는 상황에서 자칫 하객을 초청했다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입을 지 모른다는 불안함에다, 하객들이 찾지 않아 썰렁한 결혼식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예비신부 A(30)씨도 결혼식 날짜로 오는 28일을 잡았다가 “코로나19 때문에 가을로 결혼식을 미루려고 했는데 예약이 모두 잡혀있고 취소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해 업체가 제시한 8월로 날짜를 선택했다”고 푸념했다.

지역의 한 정치인인 Y씨도 애초 오는 28일 치르려던 자녀 결혼식을 4월 25일로 늦췄다.

그나마 결혼식 일정이 촉박한 예비 신혼부부들은 연기도 쉽지 않다.

지역 B예식장 관계자는 “결혼식을 한 달 이상 남겨놓은 고객에 대해서 일정을 늦춰주고 있다”면서 “우리 쪽에서는 그래도 위약금을 받아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을 감안, 한차례 연기해준다”고 말했다.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접수받은 광주·전남지역 예식장 위약금 상담건수는 모두 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건)보다 7.8배나 늘어났다.

결혼식이 미뤄지면서 기존 집이나 원룸 등을 처분해 마련한 자금으로 신혼 집을 구한 예비 신혼부부들의 입주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결혼식 날짜에 맞춰 지금 껏 혼자 거주하던 집을 비워주고 신혼 집으로 옮길 계획을 세워 전세·매매계약을 해놓은 탓에 불가피한 동거생활에 들어가야 할 형편이다. 이미 예전에 살던 집은 판 상태라 부모님 집에 들어가느니 마련해 신혼 집에 입주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회사원 B(33)씨는 “결혼식 뒤에 전셋집에 입주하려다가 결혼식이 6월로 연기되면서 기존 집을 비워줘야 해 지난 주부터 여자친구와 동거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