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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 참자는데…예배 강행하고 유흥시설은 별천지
사회적 거리두기 대국민담화에도 도덕적 해이 심각
교단협의회 자제 요청에도
광주 교회 256곳 주일예배
주점선 다닥다닥 붙어 술잔
마스크 미착용자 제지도 안해
방역지침 무시 집단 감염 우려
자영업자들은 볼멘소리
2020년 03월 22일(일) 19:30
22일 오전 광주시 남구의 한 대형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교회를 빠져나오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정부가 대국민담화를 통해 강력하게 권고했음에도, 교회와 유흥시설은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 예배와 ‘불타는 주말’ 영업을 강행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범국민적 동참 분위기를 비웃는 듯한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22일 오전 찾아간 광주지역 개신교회들은 정부와 광주시 권고에도 주말 오전 많은 신도들을 교회 내로 들여 예배를 강행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은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게 무색할 정도였다.

동구 계림동 혜성교회에는 오전 9시 70~80명이 예배를 위해 모였고, 오전 11시 예배 때에도 120명 가량이 찾았다. 광산구 소촌동 송정중앙교회도 주말인 22일 오전, 교회를 찾은 신도들과 예배를 진행했다.

교회측 관계자는 “신도들간 간격을 2m 이상 유지하고 마스크를 쓰고 예배를 진행하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도 이날 예배를 강행한 교회를 256곳으로 파악했다. 전체 1451개 개신교의 17% 수준이다. 자치구별로는 북구에서 85개 교회가 예배를 치러 가장 많았고 광산구(62곳), 서구(58곳), 남구(32곳), 동구(18곳) 등이다.

광주시 기독교교단협의회측은 “광주지역 전체 교회에 주일 예배를 피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강제할 수 없고 헌금으로 유지되는 일부 개척 교회는 월세조차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흥시설 운영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가 대국민담화를 통해 22일부터 4월 5일까지 운영 중단을 권고한 시설에는 종교 시설 외에 일부 유형의 실내 체육시설(무도장·무도학원·체력단련장·체육도장), 유흥시설(콜라텍·클럽·유흥주점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 집단감염이 일어났거나 사업장 특성상 감염 위험이 크다고 분류하는 시설이기 때문인데, 정부 담화문이 발표된 21일 밤과 22일 새벽 둘러본 유흥시설 분위기는 방침을 따르기는커녕, 방역 지침조차 무시됐다.

22일 새벽 1시께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 한 클럽을 찾은 손님들이 마스크도 쓰지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21일 밤 찾은 광주시 동구 구시청 사거리 일대 주점들에서는 마스크를 쓰지도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술잔을 기울이는 젊은층들로 가득했다. 서구에서는 지나가는 인파를 불러모으는 길거리 버스킹 공연도 버젓이 열렸다. 동구지역 주점들은 줄서 기다리고 있는 젊은층들을 상대로 마스크 미착용 여부를 확인하거나 착용을 권하지도 않았다. 동구와 서구에서는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해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도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입장 전,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출입 이후 벗어 던져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구지역 클럽의 경우 200여명의 고객 중 마스크를 착용한 손님이 손으로 꼽을 정도였고 제지하거나 착용을 권하는 행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김모(여·33)씨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라 처음엔 주저했는데 친구들이 젊은이들은 괜찮다고 해 왔다”고 했다.

대부분의 클럽들이 음악 소리를 크게 틀어놓아 사실상 상대방과 10~20㎝ 이내로 밀착해야 대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이 같은 구조를 감안, 정부가 운영 중단 권고를 내린 것이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먹혀 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현장의 온도차가 엿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세 번째 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개학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기 위한 절박감을 호소하고 있지만 광주시와 자치구 등은 정부 발표가 주말을 앞둔 토요일에 이뤄졌음에도, 유흥시설에 고객이 몰리는 주말을 넘겨 평일부터야 현장 지도 방문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감염병 확산을 위한 정부 방침을 이해하지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영업중단으로 발생할 손실에 대한 보상 방침을 내놓긴 했지만 구체적이지 않고 정확한 지침도 없어 무작정 손해 볼 수는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광주지회 고남준 사무처장은 “정부가 유흥시설에 대한 운영중단을 권고했지만 어느 업종까지를 언급하는 것인지 정확하지 않고 한 달 임대료로 400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 내는 광주지역 나이트클럽과 감성주점 등만 100곳이 넘는데 15일 동안 문을 닫으라고만 하면 어떻게하느냐”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