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참 대단한 것 같아요. 평소에는 갈등관계에 놓여 있다가도 어려운 시기를 만나면 서로 돕는 문화가 있거든요. 이것만 봐도 우리의 나눔 문화는 참 아름다운 풍속의 일면이라고 할 수 있지요.”

나주 혁신도시에서 식당(나주 혁신점 화통집)을 하고 있는 문상준(47)씨는 최근 코로나 사태로 어려워진 취약계층을 위해 소불고기 50인분을 월드비전광주전남센터에 기탁했다.

문씨가 음식을 기부하게 된 계기는 출석하는 광주 청어람교회 홍근영 담임목사의 권유를 받고서였다. 평소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던 문 씨는 이번 기회에 십시일반 나눔을 실천하자는 생각에 동참하게 됐다.

문씨는 “출석 교회가 개척교회이다 보니 여러 여건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담임목사님께서 사순절을 맞아 뭔가 의미있는 일에 함께 참여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상으로부터 칭찬받는 교회의 본질은 무엇인지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문씨가 식당을 운영한지는 올해로 4년째. 혁신도시에 자리를 잡고 식당을 운영했지만 지금처럼 힘든 적은 없다. 코로나 사태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전체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취약계층일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콩 한쪽도 나눠먹는 풍습이 있었던 만큼 이번 어려움도 나눔을 연대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문씨는 독거인들을 위한 ‘냉장고 채우기’ 운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인근 8개 교회가 연합해 혼자 사는 이들을 돕기 위한 운동으로 각 교회별로 맡겨진 임무가 있다고 한다. 문씨는 식당을 운영하는 관계로 반찬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며칠 전에는 나주 시청에 전화를 해서 문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관내에만도 점심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동이 600명이 된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우리 주위에 취약계층이 많다는 방증이겠죠.”

앞으로도 문씨는 나눔 운동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이웃 사랑 문화가 널리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른 나라는 코로나 사태로 사재기가 횡행하고 무질서한 장면들이 속출하고 있잖아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를 돕고 베푸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성숙한 시민문화는 이번의 어려운 고비를 이겨내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합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