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대표 승마 선수로 활약해 온 조한호(62)씨가 지난 13일 제38대 대한승마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조 회장은 광주일고,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뒤 현재 경기도 오산한국병원장으로 재임 중이다.

조 회장은 지난 8년 동안 승마 선수로 활약했다. 지난 2011년 제93회 전국체육대회에 전남승마협회 선수로 첫 출전한 그는 지난해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도 출전했다.

지난 2017년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60세 나이로 마장마술 개인 첫 동메달을 획득했다. 전남 선수단 중 최고령 메달 획득 기록이었다.

조 회장의 취임은 지난 3년 동안 내홍을 겪었던 협회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협회는 2018년 9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2017년부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로 크게 흔들린 탓이다. 당시 협회 직원이 최순실씨와 친분을 이용, 삼성에게 승마협회를 맡아 정유라씨 등 승마인을 지원하라는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18년 6월 임원진이 사임한 뒤 협회에서는 차기 회장 후보자를 내지 못했고, 대한체육회 정관에 따라 모든 임원진을 해임하고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전락했다.

협회는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말 보궐선거를 진행했으나 후보가 나오지 않아 무산됐다.

조 회장은 지난달 재차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단독 입후보했고, 취임과 동시에 대한체육회 관리단체 지정도 해제됐다.

조 회장은 취임사에서 “승마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승마협회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고민 끝에 협회장으로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에 따르면 그는 임기 동안 ‘공정성’, ‘화합’, ‘저변 확대·실력향상’, ‘협회 권위 회복’ 4가지 목표를 이룰 계획이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 승마가 부진의 늪에 빠진 건 공정성이 무너져 생긴 일”이라고 지적하고, “몇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운영을 지양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협회를 이끌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모든 승마인의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1+1이 2가 아닌 10이 되고 100이 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승마 저변을 확대하고 선수 기량을 향상시키는 것도 목표다. 조 회장은 “전문 승마와 생활체육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며 협회가 발전할 것”이라며 “승마가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승마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대학 입학전형을 개선할 계획도 있다.

조 회장은 승마협회 권위를 되찾을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협회는 선수들을 위한 것으로, 선수들을 뒷바라지하고, 그들의 고충을 헤아리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기장에서는 선수를 먼저 배려하는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힘쓰고, 심판의 자질을 높여 모두가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