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낚싯배 선장이 항구 앞바다에 빠진 차량을 보고 뛰어 들어 여성 운전자와 동승자를 구했다. 자신도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던 낚싯배 선장은 “오직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바다에 몸을 던졌다”고 말했다.

5일 여수해경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1시께 여수시 소호동 소호항 앞바다 방파제에서 마주오던 차량을 피해 후진을 하던 1ｔ트럭이 바다에 빠졌다.

사고 장면을 목격하고 곧장 차에서 내린 김진운(48)씨는 포구 앞에 묶여 있던 바지선 위로 몸을 날렸고, 주변에 있던 철제 의자를 들어 바다속으로 들어가고 있던 트럭의 앞 유리를 깼다. 이어 차가운 바닷물로 뛰어든 김씨는 운전자 A(여·60)씨와 조수석에 타고 있던 B(여·63)씨를 구조했다. 김씨는 20여 분에 걸친 사투 끝에 2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뒤 바지선 위에 그대로 쓰러졌다. 김씨에게 구조된 A씨와 B씨는 찰과상 하나 입지 않았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6년 전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받아 몸이 불편한 상태인 김씨는 “척추가 굳어가는 병을 앓고 있지만, 제가 아픈 것보다는 눈앞에 사람이 죽어가는데 구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며 “119에 신고할까 잠깐 망설이다 너무 늦을 것 같아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여수=김창화 기자 ch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