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가 성공하려면 3400억원 대에 달하는 외부 자본 조달과 동일 업종 평균에 맞춘 임금수준 상향에 달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정규직 1000명 이외 추가 고용은 비용 부담으로 노사 갈등의 원인이 되며 다른 기업들이 ‘빛그린국가산단’으로 이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부정적 시각도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은 28일 오후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서 열린 ‘2019 지역경제 세미나’에서 윤상용 조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지역 특성에 기반한 광주형일자리 정책의 추진전략 및 과제’에 담겼다.

한은 광주전남본부는 윤 교수와 함께 지난 6월21일~11월20일 6개월 동안 ‘광주형 일자리’의 주요 내용과 성공적인 추진 전략과 과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윤 교수는 “광주형 일자리는 유례가 없었던 지역자립형 노동시장 혁신운동으로서 사회적 가치가 높지만, 실패할 경우 사회적 비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또 구미, 밀양, 강원, 군산, 울산 등 지자체가 ‘광주형 일자리’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지역상생형이라기 보다는 투자촉진형 일자리로 분류된다며 다른 지역과 선을 그었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우려는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수익전략’과 ‘지속가능성’이다.

사업의 강점·약점·기회·위협 요인을 들여다 본 ‘SWOT’ 분석에서는 가장 큰 위협으로 현대차의 책임경영 의지 불확실과 노조의 비협조를 꼽았다. 뒤를 이어 ▲하청 부품산업 등 지역 산업 기반 미비 ▲자동차시장 포화와 경기 불황으로 인한 수요기반 악화 등도 거론됐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현대차·광주은행 등이 출연하기로 하면서 2300억원 규모 사업비는 확보됐지만 아직 3454억원 규모 외부 투자계획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다만 KDB산업은행이 재무적 투자자로서 전액 대출할 계획이 알려졌지만, 투자액 상당 부분은 공적자금인 상황이다. 향후 사업 운영과 수익 창출을 위한 재원, 수익 배분 및 상환, 광주시의 복지 프로그램 운영 재원 등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윤 교수는 “현대차의 의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책 추진의 주도권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윤 교수가 광주형 일자리 특별위원회 위원을 포함한 노·사·민·정 측 21명을 설문한 결과, ‘광주형 일자리’ 추진과제로 ▲직무급 등 새 임금체계 구축 ▲생산성 향상에 기초한 근로시간 탄력적 조정·적용 ▲사회적 합의 기반 노·사 책임경영 ▲결합교섭을 통한 원·하청 관계의 개선 등으로 중론이 모아졌다.

윤 교수는 “광주형 일자리’의 임금체계는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수준을 결정하는 ‘연공급’ 제도를 지양하고,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GM과 같이 직무급적 원리를 따라야 한다”며 “논의된 적정 임금을 향후 높은 증가율로 상승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 정부 지원 빈약, 물류비용 절감 가능성·접근성 부족, 높은 분양가(임대료), 기술인력 교류 부족 등의 이유로 기업들이 광주시 광산구 빛그린국가산업단지로 향후 이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박웅희 광주전남연구원 실장은 “산학융합지구 조성 사업, 광주경제자유구역 지정 사업, 행복주택 보급사업 등과 연계해 인력 확보·기업 투자 유치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명수 광주상공회의소 본부장은 “정부의 일자리 지원 사업을 활용한 복지시책은 한시적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예외적인 지원책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