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 시장과 김영록 전남 지사가 오랜만에 만났다. 광주 전남 상생발전위원회가 15개월 만에 개최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입장 차이 때문에 진전을 보지 못했던 광주 전남 공동혁신도시 발전기금 조성 및 복합혁신센터 건립 문제 합의안이 도출됐다. 발전기금 조성 및 발전 재단 설립 문제의 경우 내년 중 국책 연구기관에 공동 용역을 맡겨 그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다. 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복합혁신센터 건립을 위해서도 상호 협력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시도는 광주의 ‘인공지능(AI) 산업’, 전남의 ‘청정 전남 블루이코노미’ 등 핵심 산업 성공을 위해 상호 지원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정부 여당이 추진키로 한 ‘2차 공공기관’ 이전 현안에 대해서는 광주·전남에 보다 많은 공공기관이 옮겨올 수 있도록 공동 대응키로 했다.

이처럼 이 시장과 김 지사의 만남은 일정 부분 성과도 없지 않았지만, 시도민이나 지역 정치권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그동안 교착 상태에 빠져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군 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선언적 합의에만 머물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전공대와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핵심 현안으로 꼽혔던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 공동 유치 방안은 아예 논의에서조차 제외됐다.

양 시도 수장이 만나서 원론적인 얘기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잦은 실무회담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도 상생발전위원회가 지역 발전을 이끌어 갈 정책 발굴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실무진 간담회를 정례화해 현안에 대한 교감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끊임없이 만나고 설득하면서 소통과 접촉으로 지역 간 갈등을 줄이고 상생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