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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득염의 건축인문기행 황금빛 신비의 나라 미얀마 ① 왜 미얀마인가
호기심 자극하는 미지의 세계 관광 넘어 역사·문화를 탐색하다
‘황금 불탑’ ‘황금의 땅’ ‘아시아 마지막 남은 요새’…
135종족으로 구성된 연방국가이자 상좌부불교 중심국가
동남아서 두번째로 커…인도·중국 등 5개국과 국경 접해
40년만의 개방으로 투자·원조 관심…불교 여행자 새 명소
2019년 11월 13일(수) 04:50
미얀마의 성지이자 대표적 불교 유적지인 쉐다곤 파고다 전경.
미얀마 비구니승의 탁발 모습.




인레호수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는 어민들의 모습.








그간 필자는 수차례에 걸쳐 미얀마를 순례하듯 걷고 바라보았다. 가장 큰 이유는 불교유적을 탐사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미얀마의 또 다른 의미들에 빠져 미얀마를 사랑하게 되었다.

넓은 농토, 풍요로운 산물, 국민 대다수가 불교를 믿는 상좌부 불교국가, 불상에 지극 정성하는 금박, 끝없는 평원에 가득한 불탑의 장관, 웃음이 해맑은 소박한 국민, 누구나 치루어야 하는 신쀼의식, 치마 바지 론지, 씹는 담배 꽁야, 얼굴에 바르는 타나까, 긴 목의 카얀족 여인, 타투 문신, 인레호수의 삶, 특별한 물고기 잡기, 토마토 수경재배… 그 정도의 단편적 이미지가 내가 쉽게 생각하는 미얀마이다. 그러나 결코 지워지지 않은 강한 인상은 잔영으로 남아있다. <편집자 주>



과거 버마로 불렸던 미얀마, 즉 미얀마연방공화국은 어떤 나라인가?

아직은 좀 낯설지만 신비로움과 다양한 호기심으로 가까이 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나라다. 동남아의 다른 나라 보다 여행경비가 좀 비싸고 비자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도 있지만 이제는 직항기도 있고 볼거리가 너무 풍부한 곳이기에 감히 권할 만하다. 유럽처럼 청정함은 없지만 이게 사람 사는 모습이라 생각하면 오히려 매력이다.

한 때는 태국 땅의 전역을 지배하고 인도와 대적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졌던 오랜 역사를 지닌 나라이다. 또한 ‘황금 불탑의 나라’ ‘황금의 땅’ ‘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요새’라고 불리던 곳이지만 군사독재정권의 정치적 봉쇄로 40여년간 외부의 발길이 끊겼던 미지의 세계였다. 그런 미얀마가 근자에 개방되면서 닫힌 땅, 불교의 신비를 찾아오는 여행자들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엄청난 천연자원을 가진 미개발지이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각종 투자와 원조, 관광이 마구 늘어나 좀 혼란스러운 나라이기도 한다.

미얀마는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면적이 크다. 전국토의 면적이 67만 6천 킬로미터로 우리나라의 3배가 조금 넘는다. 그러나 인구는 우리 남한보다 조금 많으니 인구밀도가 낮은 편이다. 국토의 모양은 가자미와 같은 마름모 형태인데 동서 폭이 935km, 남북 길이가 2,015km이며 꼬리부분만 해도 840km이니 전체 길이는 3천킬로에 가깝다. 남서쪽은 바다에 접하고 나머지는 산악으로 둘러싸여 있다. 멀리 히말라야로부터 내려오는 산맥은 미얀마를 감싸 영토의 57%에 이른다.

국경은 모두 다섯 나라에 접한다. 북서쪽으로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접하고 북동쪽으로는 중국과 국경을 접한다. 동남쪽으로는 라오스, 태국과 경계를 맞대고 있다.

중국의 운남성에 접하고 있는 동쪽 산맥과 인도와의 국경을 이룬 서쪽의 산악은 마치 말굽모양으로 중간의 넓은 평야지대를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이 평야지대를 따라 미얀마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에야와디(Ayeyarwwady)강이 북에서 남으로 흘러내려와 인도양으로 빠져나간다. 장장 2,170km에 이르는 장대한 강은 수로였고 농사짓기에 적합한 평야를 살찌운 젖줄이었다. 물길이 만들어 낸 퇴적토는 비옥한 삼각주를 이루었다. 그러니 이 강 주변에 고대로부터 도시들이 생겨 흥성하고 부침 하였던 것이다. 또한 농업국가로의 면모를 잃지 않고 있다.

민족적으로는 버마족의 국가이지만 여러 종족들이 연합하여 구성된 연방국가이다. 다수 종족인 샨족, 몬족, 라카인족, 꺼인족, 까친족, 친족이 있고, 소수종족을 포함하여 전체 135종족이나 된다. 이처럼 다수의 종족으로 이루어진 나라이기 때문에 언어의 수는 242종류나 된다. 물론 미얀마어가 있고 정부에서는 공식어로 미얀마어를 지정해 보급하고 있지만 각 산간지역에 소수 종족들이 흩어져 살고 서로 교류가 없다보니 의사소통이 안 되어서 종족 수보다 언어 수가 많은 것이다.

종교적으로는 근본불교라 할 수 있는 상좌부불교의 중심국가로 불교를 신봉한 다종족, 저개발 농업국가이다. 문화적으로는 당연히 불교적 요소가 아주 강한 나라이지만 다섯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 여러 나라의 특징이 모아진 나라이다. 오히려 중국과 인도, 태국과 영국의 영향을 고루 받아서인지 고유한 매력과 유사성이 함께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러한 표현으로 미얀마를 다 설명할 수 없다. 천진하고 아름다운 미소들이 가득한 나라가 미얀마이다. 불국토 미얀마의 아름다운 모습이 아우러지는 풍경과 불교신자가 실행하는 참된 삶의 실천을 알아야 한다. 그곳에 가면 자연이 주는 풍요와 대평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미얀마는 세계에서 소득 대비 가장 많은 기부를 하는 나라이다. 한국인 4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미얀마 천사 윈톳쏘 처럼 미얀마인들은 신체를 기증하고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자비로운 마음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 한국의 나이든 이들은 아웅산 폭파사건을 떠올리며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다양한 불교성지를 생각한다. 또한 아웅산장군과 그의 딸 수지여사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을 연상하고 군사독재국가라 이해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최고지도자 수지여사가 이슬람 이민족인 로힝야족을 인종청소라 할 정도로 배척하고 냉대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녀가 받은 국제적 인권상들이 취소되기도 하였고 ‘광주인권상’도 취소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얀마에서 가장 쉽게 시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불탑과 불교사원이다. 원리적인 근본불교(상좌부불교)국가이고 그들의 가장 중요한 공간인 불교사원과 불탑을 어떻게 이해하고 느낄까? 그들의 영혼에 깃들어 있는 불교적 삶을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까? 나는 그간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던 미얀마에 대한 조사 연구를 근간으로 몇 차례의 연제를 통하여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여러분과 함께 찾아보고자 한다. 물론 정답은 없으나 가까운 근사치로 접근하고자 한다.

결국 미얀마 탐색은 관광지를 보는 수준을 넘어 역사와 문화를 심미적, 학구적 눈빛으로 바라보며 그들의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지평을 조금씩 넓혀가는 과업으로 삼기를 권한다.

<전남대 건축학부 연구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