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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스탠바이 큐레이터’ 주인공인 독립큐레이터 정그림은 기획전을 준비중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도경하와 회화 작가 이다비 등을 초대해 ‘청년작가전 기획전-OFFSHORE’를 열 생각이다. 작가를 선정하고 컨셉을 잡고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큐레이터와 작가들 사이에서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웹드라마 소재로 쓰인 전시회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획전이 열린다.
바닐라씨는 지난 2017년부터 ‘연애인턴 최우성’, ‘요로코롬냠냠’ 등 4편의 웹드라마를 만들었으며 해외 취업 이야기를 다룬 ‘어바웃 유스’는 베트남과 공동제작했고, 내년에는 싱가포르 제작사의 제안을 받아 ‘어바웃 유스’ 싱가포르판을 제작할 예정이다.
10~18분 분량 10부작으로 구성된 ‘스탠바이 큐레이터’는 젊은 큐레이터와 청년작가들이 함께 전시를 만들어가는 스토리로 지역 문화계의 이야기이자, 우리시대 청년들의 고민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첫편은 30일 오후 6시 바닐라씨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TV 채널에서 공개됐으며 이후 수·금요일 같은 시간에 만날 수 있다.
드라마와 전시가 어우러진 독특한 기획은 바닐라씨 이나건 PD에게서 나왔다.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에서 문화기획을 공부했던 이 PD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획자,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녹여내고 싶었다.
“대학에서 문화를 공부하고 또 영상 작업들을 하면서 지역 문화계에서 보고 나누고 느꼈던 이야기들을 드라마로 제작해 보고 싶었어요. 기획을 진행하던 중 단순히 드라마 소재로만 쓰지 말고 직접 전시를 꾸며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청년작가들은 단순히 몇사람 모아놓고 진행하는 그룹전이 아닌, 제대로 된 ‘기획전’을 목말라하고 있었거든요.”
전시 관련 부분은 문화 공간 ‘바림’의 강민형 큐레이터가 전담했다. 강 씨는 광주의 청년작가들인 고마음(회화·설치), 박시영(시각·공간 디자인), 박태인 (글·리서치), 서영기 (회화·설치), 이경호&허지은 (영상미디어·설치) 최지선 (시각·인쇄 디자인) 작가를 초청했다. 참여 작가들은 드라마 제작팀과도 만나 자신의 스토리와 작품 스타일, 준비하고 있는 작품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고, 이들의 이야기는 재해석돼 드라마 속에도 담겼다.
이번 전시는 웹드라마에 실제로 나온 작품이 무엇인지, 연관성과 차이가 무엇인지 찾는 색다른 즐거움을 전해준다. 퍼즐처럼 정보를 찾아 게임을 하듯 관람하며 주제인 ‘바다’와 관련된 유행가 가사를 만나고 드라마 굿즈도 구매할 수 있다.
강씨가 기획한 전시 제목 ‘offshore(오프쇼어)’는 사전적 의미로는 ‘앞바다’‘근해’라는 뜻이다. 육지와 바다 사이의 모호한 거리감을 가진 단어로, 발이 닿지 않는 근해에 떠있는 존재로서 땅도 바다도 아니기 때문에 지도에 그려지지 않는다.
회화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고마음·서영기 작가는 첫 협업을 통해 캔버스에 고정된 회화의 이미지를 뒤틀어 착시처럼 보여준다. 작품은 거울과 함께 설치된다. 박시영 디자이너는 타이포그래피와 포스터 작업을 통해 주제를 표현하며 최지선 디자이너는 광주의 여러 마스코트와 상징을 해체해 조합한 굿즈 형식의 오브제, 대형인쇄물을 선보인다.
그밖에 박태인은 SNS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시대의 기록을 전시하며 ‘신기록’으로 청룡영화제에서 단편영화상을 수상한 이경호&허지은은 실제의 공간을 가상처럼 편집하고 이를 통해 착시적 현상을 만들어 낸 작품을 선보인다. 드라마 제작과 전시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공모에 선정돼 지원받았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