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최근 마련한 ‘국제자동차경주장 활성화계획’은 경주장 내 경주팀원들이 머물렀던 팀빌딩을 100명 이상 숙박이 가능한 청소년수련원이나 200명 이상 머무를 수 있는 유스호스텔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이 담겼다. 청소년수련원으로 할 경우 20억원, 유스호스텔로 바꾸는데 26억5000만원 가량 들 것으로 예상하고 최근 유스호스텔쪽으로 추진중이다.

전남도는 이럴 경우 연간 7만6180명의 이용객을 유치해 임대료(5억1300만원), 운영수입(12억1000만원) 등 17억2300만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련원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인건비·운영비 등 17억7900만원으로 집계했다. 청소년수련시설을 새롭게 만들어 이용객을 유치에 공을 들여도 ‘적자’ 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전남지역 내 13곳에 이르는 청소년수련원들도 연간 평균 수입(5억2700만원)보다 지출(7억3300만원)이 많고 유스호스텔(8개)도 수입(평균 2억8600만원)에 비해 평균 지출(3억2600만원)이 더 많다는 게 전남도 분석결과다. 전남도가 ‘경주장 활성화계획’을 내놓으면서 운영 수입 증대 방안을 언급한 점과도 상반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남도는 또 ‘경주장 활성화계획’에 18억원을 투입, 경주팀원들이 머물렀던 패독(paddock) 빌딩을 직업체험장으로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담았다.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부스당 40~50분 가량 직업 체험이 가능한 직업체험관(24개 부스)을 조성, 청소년 관람객을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광주·전남지역에서 교육청이 직영하거나 위탁하는 진로체험지원센터만 22개인데다, 여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만 6600개가 넘는다는 점이다. 없는 살림에 ‘중복’ 투자를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 청소년 체험시설(4개) 중 내년 완공 예정인 순천만잡월드의 경우 총 사업비 485억 원이 투입되는 전문 청소년·어린이 체험시설로, 광주·전남 뿐 아니라 충청·경상권 등 어린이·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남도가 추진하는 영암·해남 관광중심형 기업도시는 서남해안 일대를 동북아 관광 허브로 개발해 지역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게 골자다.

따라서 단기간의 수익 확보나 개발 논리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라, 지역 천혜의 관광자원과 국내 유일의 F1 경주장이라는 차별화를 부각시켜 관광객들이 매력을 느끼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공을 쏟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청소년수련시설, 유스호스텔 등 천편일률적인 개발계획이 아닌, 지역 관광자원을 집대성하고 대규모 민간 투자를 이끌 수 있는 전략과 함께 공공시설의 확충을 위해 우선 중앙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