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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적조 … ‘공포’가 밀려온다
치사율 100% 아프리카돼지열병 경기도 파주서 국내 첫 발생
전남 580 농가 113만5000마리 사육 양돈농가 차단 ‘초비상’
여수 앞바다 적조 경보 … 양식어류 24만3000마리 집단 폐사
2019년 09월 18일(수) 04:50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17일 돼지농장이 밀집한 나주시 노안면에서 지자체와 축협에서 나온 방제단이 농장 입구에서 차량들을 소독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적조·돼지열병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바다를 일순간에 핏빛으로 물들이며 어패류를 집단 폐사시키는 ‘바다의 무법자’ 적조(赤潮)가 여수 해역 깊숙이 들어오면서 어패류 수십만 마리가 폐사했고 육지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치사율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발생하면서다. 특히 정부와 전남도는 중국, 베트남 돼지 농장을 휩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북한에서 발생했음에도, 3개월이 넘도록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에 필요한 ‘울타리’ 설치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하면서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전남지역 농·어민들은 애지중지 키워온 돼지·양식 수산물을 지키기 위해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관련기사 3, 6면>

◇전남 유입 방지 ‘전전긍긍’=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폐사한 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확진됐다”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 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양돈농장 관리인은 전날 오후 6시께 숨져 있는 어미 돼지 5마리를 발견해 농식품부에 신고했다. 폐사한 돼지는 모두 고열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처음으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치사율은 100%로 현재까지 마땅한 백신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의 경우 580개 돼지 사육 농가가 113만5000마리를 사육중으로, 전국 사육량의 10%에 이른다. 전남지역 양돈농가들에는 초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당장, 전남도는 이날 정부의 가축질병 위기경보 심각단계 발령에 따라 ASF 상황실 24시간 가동에 들어가는 한편, 거점소독시설을 전 시·군으로 확대하는 등 총력 방어태세에 돌입했다. 또 전남도 내 가축 등에 대한 48시간 이동 중지 명령도 내렸다. 발령 시간은 17일 오전 6시 30분부터 오는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다. 특히 타지역 돼지의 도내 반입을 금지하고 도 경계지역에는 이동통제 초소를 설치했다.

거점 소독시설도 기존 9곳에서 도내 22개 모든 시군으로 확대, 운영에 들어갔다. 또 축산 농가 모임을 전면 금지하고 농장과 도축장에 대한 일제소독에 들어갔다. 양돈 농가에 대한 임상 예찰과 소독도 강화하고 나섰고 양돈장 출입구부터 농장 전체에 담벼락을 치듯 생석회를 뿌려 차단 벨트를 구축키로 했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국가 출신 외국인이 근무하는 양돈 농가도 파악, 이들 외국인 근로자(441명)에 대한 이상 여부도 점검키로 했다.

◇물고기 떼죽음…양식어가 비상=적조 경보가 내려진 여수 앞바다에는 죽은 물고기가 떠올랐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여수시 돌산읍 돌산대교 인근 우두리 해역을 비롯, 송도, 서외리 해역에서 12개 어가의 양식 어류 24만3000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이들 중 보험을 든 농가는 5개 농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식어류 집단폐사는 추석 연휴인 지난 15일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대는 지난 10일 오후부터 적조 경보가 내려진 상태로, 여수 돌산 무슬목∼상동 일대에서는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Cochlodinium polykrikoides)가 1㎖당 1200∼1600개체가 출현했다. 적조 경보가 내려진 후 대부분 어가는 양식장을 옮겼지만, 인근에 남아있던 숭어 양식장 등에서 폐사가 발생했다.

여수지역에서는 421개 어가가 224㏊에 걸쳐 우럭·감성돔 등 어류와 전복 등 8400만 마리를 양식하고 있다.

전남도는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정확한 폐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피해 최소화를 위한 비상 방제작업에 나섰다. 전남도는 적조 특보 발령 이후 현재까지 선박 384척과 인력 1143명을 동원해 황토 2344t을 살포하는 한편, 어업인 8만4000여명에게 적조 발령 상황과 양식어장 관리요령을 SNS로 전파하며 피해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0년(2009~2018년)간 5차례 발생한 적조 피해 규모가 593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어업피해액(4992억)의 12%에 이른다. 다만, 지난해에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