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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석 조선대 글로벌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학과. LINC+사업단 교수] 해외 취업의 ‘꿈’
2019년 09월 04일(수) 04:50
청년들의 ‘취업’이 어려운 시기이다. 단기 알바 한 명을 뽑는 자리에 70명이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일자리’ 구하기가 녹록지 않다. 하물며 수십, 수백 대 일의 경쟁을 거쳐 번듯한 직장의 정규직에 취업하기는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아주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취업이 어려운 현실 앞에 대학 교육 현장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과 함께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사회 진출 전 마지막 교육 과정이라 할 대학은 이제 진리 탐구의 상아탑, 학문의 전당이라는 말이 무색해 지고,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조차 ‘인재 = 취업 성공인’이라는 등식으로 이해가 되고 있다. 대학이 그저 취업을 위한 발판에 그쳐서는 안 되겠지만, 대학 교육까지 받고도 취업이 어려운 지금, 대학이 졸업생들의 취업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니, 지금은 취업률이 대학의 간판을 대신할 정도로 취업 전략과 운용이 대학에 대한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 하에 현재 대한민국의 청년 취업 시장의 현실을 살펴보면, 공식 실업 인구 100만여 명에 알바생, 비자발적 비정규직, 취업 준비생 등 비공식 ‘미취업’ 인구 100만 명~200만 명, 거기에 매년 쏟아져 나오는 고교·대학 졸업생 70만 명을 합쳐 300만 명 이상의 구직자들이 취업 시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반면, 이들이 취업하고 싶어 목을 매는 대기업과 중견기업(매출 순위 500대 기업 이내), 공무원, 공기업 등은 모두 합쳐봐야 신규 채용 인원이 2~3만 명에 불과하여 심각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괴리를 해결할 방안이 현재로서는 마땅치 않아 보인다. 공무원·공기업 자리를 무한정 늘일 수도 없고, 경제 성장 기반 없이 기업에 일자리를 대폭 늘려 주라고 요구하기도 곤란하다. 점차 학령 인구가 줄어들긴 하지만 취업 시장의 어려움은 당분간 쉽사리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국내 취업 시장을 벗어나, 해외 취업 시장의 사정은 어떨까? 우선 선진국과 개도국으로 나누어 파악해 본다면, 개도국 취업은 기본 임금이 너무 낮기 때문에(베트남 대졸 초임이 한국의 17% 수준) 한국 기업 파견 주재원이 아닌 이상 취업의 실효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해외 취업은 곧 선진국 취업을 의미하게 되는데, 주요 선진국인 북미, 유럽 국가 대부분이 외국인 취업에 매우 제한적이다. 그나마 독일, 일본, 호주 등이 외국인 취업 시장을 개방해 놓고 있는데, 일단 해당 언어에 능통해야 하고 이에 더해 전문적 기능(IT, 엔지니어링, 미용 등)도 요구하고 있어 사실상 국내 취업 이상으로 어려운 형편이다.

그래서 주목하게 된 지역이 필자가 이전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주재원으로 근무하였던 싱가폴이다. 싱가폴은 1인당 GDP 6만 불을 넘는 선진국이나 출산율 0.83의 세계 최저 출산국으로 매년 5~6만 명의 노동력이 부족하여 외국인 취업 시장이 개방된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한국인에 대한 취업 비자 발급이 비교적 관대하다. 그리고 싱가폴 기업은 스펙이나 학벌이 아닌 적극성, 책임감 등 일에 대한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전공, 성별, 연령과 무관하게 채용한다는 점에서 우리 젊은이들의 해외 취업에 유리한 시장으로 판단된다.

학생들의 진로를 상담하면서 KOTRA에서의 해외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3년 전부터 우리 학생들의 싱가폴 취업을 도와 왔는데, 어느새 10여 명의 졸업생이 싱가폴 기업에 취업하여 활기차게 일하고 있다. 그중 한 취업생은 “지금까지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있을까 싶다”고 할 정도로 싱가폴에서의 생활에 만족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아직 사회 초년병들이지만 곧 중요한 포스트에 올라가 더욱 멋진 모습으로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어 줄 것이다.

졸업생의 해외 진출이 조금씩 결실을 맺어감에 따라, 그동안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학과를 운영해 온 조선대 프랑스어권 문화학과는 2020학년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취업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GBC)학과로 학과명을 바꾸고, 그에 맞는 커리큘럼과 실질적인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혁신 역량 강화, LINC+사업 등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학생들의 글로벌 소양을 신장시키고 현지 적응을 위한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래서 학과가 제시한 전 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마지막 학기에 해외 인턴을 이수하고, 졸업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취업케 하여 해외 취업의 ‘꿈’을 이루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우리 졸업생이 누군가에게 목표가 되고 꿈이 되는 사람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가슴에 품은 해외 취업의 ‘꿈’을 생생한 현실로 바꾸고, 글로벌 무대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칠 졸업생들의 밝은 미소를 상상해 본다. 해외 취업의 ‘꿈’이 이 시대의 많은 청춘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