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전남 지역민들 사이에 한빛원전이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땜질식 처방’만을 거듭한다면 차라리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각한 문제점이 확인된 한빛원전 1·3·4호기의 완전 폐쇄를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요구는 지역민들의 원전 사고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광주·전남 지역 환경단체를 비롯한 각 정당, 종교, 노동 등 각계각층의 시민사회단체는 어제 광주YMCA 무진관에서 ‘영광 핵발전소 1·3·4호기 폐쇄를 위한 범시민 비상회의’(이하 비상회의) 발대식을 갖고 한빛원전의 근본적인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비상회의는 이날 한빛 1호기 원자로 열출력 급증 사고와 3·4호기 격납 건물 외벽 공극 발견, 여섯 차례의 화재 등 잇따르는 사고에도 한빛원전이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땜질식 처방’만을 일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비상회의측은 원전 폐쇄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묻는 서명 운동과 캠페인을 비롯한 국회 토론회 개최, 9월 말부터 진행되는 국정 감사와 연계한 문제 제기 등 다양한 가동 반대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비상회의의 이 같은 강경한 태도는 국민의 안전 보다는 가동을 우선시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안일한 대응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원전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고가 빈발하는 상황에서도 부실 정황은 계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전남 탈핵단체들은 지난해 7월 한빛원전 3·4호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근거로 공익 감사를 청구했지만 감사원은 ‘한빛원전 안전성 확보 민관합동 조사단’이 관련 사실을 조사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각하하기도 했다. 정부와 한수원은 한빛원전의 재가동만 서두를 게 아니라 근본적인 안전 대책을 속히 마련해 지역민들의 불안감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