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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운 변호사] 어느 한 젊은이의 죽음에 부쳐
2019년 08월 19일(월) 04:50
음주 운전 단속 기준을 강화한 개정된 도로교통법, 이른바 제2의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도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시행 첫날에도 음주 운전으로 단속된 운전자가 있기는 했지만, 시행 후 한 달 동안 음주 운전과 그로 인한 교통사고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음주 운전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달 28일 새벽 3시 40분 무렵 광주 북구 교육대학교 횡단보도 앞에서 스무살 교대생이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운전자는 사고 후 3㎞를 더 운전해 지산유원지 앞까지 도망갔다고 한다.

사고 현장 가까운 곳에 살기에 매일같이 지나는 곳이지만 그런 끔찍한 사고가 난 사실을 알지 못했다.

뒤늦게 뉴스를 보고서야 사고 소식을 알게 되었다. 지나다니며 교대생들을 보기 때문에 어쩌면 나는 피해자와 마주친 적이 있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더욱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피해자는 학교에서도 절친으로 소문난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고를 당했다. 두 청년은 차가 달려오는 것을 보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피했고, 이 짧은 순간에 두 청년의 운명이 갈렸다. 한 친구는 살았고, 다른 한 친구는 꿈을 채 피우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청년은 외동아들이라고 한다. 졸지에 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이 어떠할지 상상도 못하겠다. 살아남은 친구는 자기 대신 친구가 죽었다는 죄책감과 정신적 고통으로 병원에서 괴성을 지르는 등 괴로워하고 있다고 한다. 살아남았지만 이 사고의 기억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 할 청년의 고통도 상상하지 못하겠다.

절친이었던 두 친구는 새벽 늦게까지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생각해본다. 앞으로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 학교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을 만나 결혼할 것인지 등등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밤 늦게까지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까.

사고 차량 운전자는 제약회사 신입 사원이라고 한다. 그 역시 동료, 후배들과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을 것이다.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으면서도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59%였다고 한다.

처음 출발할 때는 두 명의 동료가 함께 탔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 운전자는 18.7㎞를 운전했다. 운전자는 두 명의 동료들을 데려다 주고, 집으로 가는 길에 사고를 낸 것 같다. 차에 탔던 동료들은 음주 운전 방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들 역시 음주 운전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음주 운전을 막았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음주 운전을 한 운전자와 그 차에 탄 동료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생각해본다. 왜 술에 그렇게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했을까? 대리 운전을 불렀지만 대리 운전이 잘 잡히지 않았던 것일까? 음주 운전을 하기로 결정하고, 그 차에 탄 동료들은 음주 운전 단속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뭐 별일이야 있겠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취업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집안에서 실질적인 가장이라고 한다. 이 일로 그는 자신의 가족에게도 큰 상처를 주었다.

사람이니까 잘못을 하고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에는 잘못과 실수가 엄청난 재앙을 불러오고,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음주 운전이 바로 그러한 잘못이다. 음주 운전이 불러올 결과를 생각하면, 지금 당장의 조그마한 이로움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한창 좋은 때에 갑자기 이 세상을 떠난 가엾은 청년과 상상하기 어려운 슬픔에 빠져 있을 그의 부모, 친구를 잃고 자책감에 괴로워하고 있는 청년, 전과자가 된 운전자 등 이 모든 고통과 슬픔이 음주 운전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음주 운전이 없어져 이 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마지막으로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청년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