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영인들의 축제인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종반부로 접어들면서 초반 부진을 딛고 ‘흥행몰이’에 들어갔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196개국 5600여 명의 선수들이 참여한 데다, 세계적인 수영 스타들의 멋진 경기 등이 흥행 요소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개최국인 우리 대표 팀이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김수지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한 것 말고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다. 한국 대표 팀은 이번 대회에서 또 한 번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다만 수구와 오픈워터 등 이름도 낯선 종목에서 대표 팀 선수들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함으로써, 수영 불모지에 ‘희망’을 싹 틔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이 개최국인데도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비인기 종목인 수영 인구가 적은 데다 경기장 등 시설들이 그만큼 다른 국가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자 수구 만 봐도 대회 개최국으로서 참가 자격을 얻긴 했지만, 국내에서 낮은 인지도만큼 선수가 없어 경영 선수들 중심으로 개막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 대표 팀을 꾸려야 했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일본 등 선진국들은 안전교육의 하나로 생존을 위한 ‘생존 수영’ 교육을 초등학교부터 일찌감치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체육으로서 수영 저변 확대가 이뤄져 왔다. 반면 한국은 뒤늦게 지난 2015년부터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생존 수영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치단체별로 크게 차이가 나는 등 전반적으로 미흡한 게 현실이다.

엘리트 체육에 비해 생활체육의 저변이 지나치게 열악한 국내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도 수영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이번 수영대회를 계기로 정부와 체육계도 대한민국이 수영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수영 인구와 생활체육 저변 확대에 노력을 기울여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해서 앞으로 수년 이내에 박태환 선수처럼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도록 해야 한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