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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듯 집단폭행…친구 죽인 10대들
근처 살던 친구 수시로 괴롭히며 원룸에서 2시간 ‘폭행 게임’
의식 잃고 숨 쉬지 않자 도주…범행 후 40시간 만에 4명 자수
2019년 06월 12일(수) 04:50
재미 삼아 게임하듯 친구를 집단으로 때려 숨지게 한 10대 4명이 범행 직후 도주했다가 40여 시간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숨진 친구는 또래에 비해 체격이 왜소하고 성격도 온순해 괴롭힘의 타깃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북부경찰은 11일 친구를 집단으로 때려 숨지게 한 최모(18)군 등 10대 4명을 상해치사 혐의로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군 등은 지난 9일 새벽 1시께 광주시 북구 두암동 원룸에서 친구인 김모(18)군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직후 렌터카를 타고 전북 순창으로 도주한 뒤, 다음날인 10일 밤 10시 40분께 부모와 함께 자수했다.

가해자 중 1명은 광주의 모 대학에 다니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무직이었다.

최씨 등은 순창경찰에 자수를 하면서 “광주 북구 두암동에 가보면 친구 시신이 있다”고 진술했고,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광주북부서 형사과 강력팀이 시신을 확인했다.

발견 당시 피해자 김군은 원룸 안에 하의만 입은 채 숨져있었고, 온몸은 시퍼런 멍 투성이었다. 벽에도 피가 튄 흔적이 있었다.

방 안에서는 휘어진 철제 목발, 구부러진 우산, 찌그러진 청소봉 등이 발견됐으며 범행에 사용됐는지 여부는 수사중이다.

최군 등은 경찰조사에서 “심심해서 때리는 게임을 했는데, (김군이)숨졌다”고 진술했다.

경남 하동이 고향인 숨진 김군은 지난해 가해자 중 3명과 H직업전문학교를 함께 다니며 친구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이 이뤄진 원룸은 최군 등 가해자들이 H직업전문학교를 다니면서 함께 살던 집이다. 숨진 김군은 인근 원룸에서 따로 살고 있었으며, 직업학교 졸업 후 주차관련 일을 하던 중 다쳐 잠시 일을 쉬고 있었다는 게 김군 어머니의 주장이다.

가해자들은 지난 3월부터 심부름을 시킬 목적으로 근처 원룸에 혼자 살고 있던 김군을 수시로 불러 지속적으로 괴롭혀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결과, 최군 등은 범행 당일에도 김군을 불러 장난감 취급하듯 괴롭히는 게임으로 집단 폭행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임은 김군에게 자신들 4명 중 1명을 지목해 놀리게 한 뒤, 김군으로부터 놀림받은 1명이 김군을 폭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2시간여 동안 게임을 이어갔으며 주먹과 발 등으로 김군의 가슴, 배, 얼굴 등을 수십 차례씩 폭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가해자들은 집단 폭행을 견디지 못한 김군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심폐소생술을 해도 숨을 쉬지 않자 렌터카를 타고 도주했다. 가해자들이 타고 간 렌터카도 일주일 전부터 숨진 김군 명의로 빌린 것이었다.

경찰은 최군 일당의 정확한 범행동기와 김군으로부터 금품 갈취 등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정승아 조선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또래 집단폭행의 경우 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며 “혼자는 감히 생각도 못하는 일을, 특히 비행력이 진전된 아이들이 몇 명이 낄 때 상호작용을 일으켜 죄의식 없는 잔혹성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광주지역에 발생한 청소년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강제추행·절도·폭행)현황은 2016년 1658건, 2017년 1814건, 2018년 1623건, 2019년 5월까지 650건 등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