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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콘서트 매진 행렬…SNS엔 詩르네상스 활짝

‘ACC 브런치 콘서트’성황 브랜드 공연 정착
올 세계수영대회 기념 5회 추가 총 15회 공연
시·에세이 대중과 소통하는 ‘SNS 문학’ 등장
팔로우 수십만명 ‘SNS 시인’ TV까지 진출
2019년 06월 07일(금) 04:50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 잡은 ‘브런치 콘서트’는 지난해 4000명이 관람했다. 지난 2월 열린 ‘ACC 브런치’ 첫 무대. ⓒACI BHT.
뮤지컬 배우 배두훈·퓨전국악밴드 ‘AUX’의 협연 무대. ⓒACI BHT.














◇‘마티네 콘서트’ 열기 지핀 ACC 브런치콘서트=한 달에 한 번 ‘오전 11시’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11시부터 클래식, 무용, 국악 등 다양한 장르를 해설과 함께 감상하고 간단한 음식으로 점심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공연 프로그램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광주지역 ‘마티네 콘서트’ 선두 주자로 꼽히는 ‘ACC 브런치 콘서트’.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 잡은 ‘브런치 콘서트’는 지난해 4000명이 관람하며 성황을 이뤘다. 패키지 상품은 지난 1월 온라인에 1차 분이 나오자마자 30분 만에 매진됐고, 콘서트마다 빈자리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오전 11시는 연주자에게 ‘꼭두새벽’이죠. 밝은 모습으로 객석을 메워준 광주 관객들을 보니 연주할 힘이 나네요.”

지난 3월 올해 두 번째 ‘ACC 브런치콘서트’를 장식한 첼리스트 문태국(26)은 차분한 목소리로 관객에게 인사를 건넸다. 문태국과 피아니스트 한지호(28)는 이날 ACC 극장2에서 열린 ‘클래식한 봄’ 무대에 섰다. 이들은 연주가 한곡씩 끝날 때마다 마이크를 번갈아 잡으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이어 갔다.

브런치 콘서트의 장점은 화려한 라인업이다. 올해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기념해 5회를 추가, 총 15회로 구성됐다. 브런치 콘서트 올해 첫 무대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과 그의 제자들로 이뤄진 코리안 챔버오케스트라가 나섰다. 문태국·한지호의 무대에 이어 3월 공연에는 ‘팬텀싱어2’에서 우승한 뮤지컬 배우 배두훈이 퓨전국악밴드 ‘AUX’와 협연 무대를 가졌다. 4월 두 차례 열린 ‘브런치 콘서트’에서는 국립현대무용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일영·안남근의 ‘무용수의 집’, 현대무용가 안은미의 ‘불편하지 않은’을 주제로 한 역동적인 현대무용을 즐겼다.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은 5월 ‘북한 가곡, 평화의 노래가 되다’로 평화를 노래했다.

6월에는 창작발레와 플루트 연주회, 두 차례의 공연을 만난다. 12일 서울발레시어터 ‘MOVES’의 몸짓이 무대를 꾸민다. 서울발레시어터는 1995년 창단 후 24년간 고전 발레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모던 및 컨템퍼러리 발레를 넘나들며 100여 편의 독창적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이날 다프트 펑크, 바흐 등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발레의 매력을 선보인다. 같은 달 26일 플루티스트 최나경이 바통을 이어받아 무대에 오른다. 최나경은 ‘더 라스트 로맨스-슈베르트, 슈만, 브람스:그들의 마지막 사랑’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7월에는 TV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모델로 알려진 서희태 지휘자(10일)와 ‘입과 손 스튜디오’(31일)가 각각 클래식과 우리 소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또 한국인 최초로 워싱턴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8월 14일)과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8월 28일),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와 기타리스트 박주원의 협연(9월 25일),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배순탁씨(10월 30일)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무대는 ‘아이다’ 등 유명 뮤지컬 무대를 섭렵한 김호영의 토크 콘서트로 마무리한다.

브런치 콘서트에 참여하면 공연 뒤 커피와 샌드위치 등이 제공된다. 일반석 2만 5000원, 사이드석 1만원. 6~8월 공연 입장권은 이미 판매를 시작했고 9~11월 공연은 7월 31일에 홈페이지(acc.go.kr)를 통해 판매를 시작한다. 문의 1899-5566.

◇ 온라인 세상에 꽃피는 ‘시 르네상스’=눈만 뜨면 휴대전화를 집어들고 SNS을 들여다보는 건 현대인들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틱톡 등은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50~60대 중장년층도 즐겨 이용하는 온라인상 타인과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용어가 있으니 ‘SNS 문학’이다. 시나 에세이 같은 짧은 글로 대중들과 소통하게 되면서 문학계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일명 ‘SNS 시인’이 등장하고 ‘SNS 시’라는 새로운 문학장르가 생겨났다. SNS 시인들을 팔로우하며 그들이 남긴 글에 격하게 공감하는 팔로워들이 늘어하면서 ‘시는 재미없다’는 편견이 기분좋게 깨졌다. ‘시(詩) 르네상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 시인’은 SNS를 통해 본인이 창작한 시를 공개하는 시인을 일컫는다. 유명 연예인 만큼은 아니지만 이들이 운영하는 SNS를 팔로우 하는 수는 많게는 수십만명에 이르고 TV에까지 진출하기도 했으니 가히 ‘SNS 스타작가’ 답다.

SNS 시는 기존 문학 장르를 파괴하고 시(詩)를 개척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가장 큰 효과는 ‘시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쉽게 시를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SNS 시가 대중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공감’ 때문이다. 작가와 독자와의 소통이 되는 ‘공감’의 글은 SNS라는 매체를 만나 파급력이 더 커졌다.

‘공감 시인’ ‘공감 시팔이’로 불리는 SNS시인 하상욱씨는 지난 2017년 tnN ‘어쩌다 어른’에 출연해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는 TV를 통해 많이 봤지만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공감이라는 건 결국 우리 이야기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자신이 쓰고 있는 글들이 결국 우리 이야기를 담고 있는 글이며 이 글이 공감으로 다가온다는 이야기다.

수십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최대호 시인 역시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감’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그의 단편 시는 주로 다이어트, 연애, 사회생활 등 젊은 청춘들이 겪는 일을 다룬다. 많은 이들이 그의 글을 통해 위로를 받고 자신감을 찾곤 한다.

SNS에 올렸던 시를 모아 시집을 내는 경우도 많다. 출판사들은 SNS 작가가 쓴 그대로 책을 펴내기도 하고 글들을 주제별로 묶어 스토리화 하기도 한다. 하태완 작가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 전승환 작가의 ‘나에게 고맙다’ 등이 대표적이다.

‘시 르네상스’ 답게 굳이 서점에서 시집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늘상 지니고 있는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시를 읽거나 들을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도 등장했다. 출판사 창비가 운영하는 시(詩) 전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 ‘시요일’은 하루 한편씩 그 날에 어울리는 시를 선물하고 매주 목요일이면 시인의 음성으로 시를 들려준다.

‘시요일’에는 4만편이 넘는 시가 담겨있다. 매일 한편씩만 읽어도 평생 읽을 양보다 많은 셈이다.

문학동네에서도 ‘문학동네 시인선’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를 랜덤으로 추천하는 트위터 계정 ‘시봇’을 구독하는 사람도 11만명을 넘어섰다.



/이보람·백희준 기자 bo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