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은 전남대병원과 손을 잡고 지난 2007년부터 ‘국립 심뇌혈관 질환센터‘(이하 심혈관센터)를 호남권(장성)에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번번이 무산되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국립 심혈관센터 건립을 ‘광주·전남 상생 공약’으로 채택했다. 이어 현 정권이 들어선 뒤 ‘100대 국정 과제’와 ‘국정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하지만 최근 보건복지부가 국립 심혈관센터 건립 사업을 전국 지자체 대상 공모 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혈관센터 설립 사업이 10여 년간 지체되면서 호남권(장성) 외에도 충청권(오송)과 경상권(대구)에서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공약 사업으로 알고 있던 지역민들은 이제 와서 공모를 통해 후보지를 선정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허탈해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어제 서울에서 ‘국립 심혈관센터 구축 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국립 심혈관센터 건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고혈압,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한국에서도 심장 질환과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암 다음으로 많다. 심혈관 질환은 현대인의 생활 습관 변화와 고령화로 인해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현재 전국적으로 전남대병원 등 14개 권역별 심혈관 센터가 있지만 이를 총괄하고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국립 심혈관센터는 없는 상태이다. 국립 심혈관센터 유치는 전남도의 숙원 사업이다. 광주·전남 상생을 위한 당초의 공약대로 당연히 호남권(장성)에 유치돼야 한다. 전국 공모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자칫 지자체 간 소모적인 분쟁만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의 백년지대계 혜안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