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FC바르셀로나가 지난 16일 구단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추모했다. 바르셀로나는 세월호를 상징하는 종이배·리본 사진과 함께 ‘Remember 0416 잊지 않겠습니다. 2014.04.16 우리는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비록 한국인 선수는 한 명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많은 축구 팬들의 사랑을 받는 빅 클럽의 품격을 보여 준 것이다.

손흥민의 구단 잉글랜드 토트넘 핫스퍼도 지난 2017년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토트넘은 모든 희생자들과 유가족분들께 위로를 전합니다’는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클럽,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 구단이 올 시즌 ‘별들의 잔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나란히 진출한 것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목숨을 걸고 46일간 단식했던 ‘유민 아빠’ 김영오 씨는 2017년부터 광주시 서구 금호동에 정착해 살고 있다. 그는 광주에 정착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광주는 저를 가장 뜨겁게 반겨 준 지역이었습니다. 지나는 차량이나 시민들 가방에 노란 리본도 참 많고. 힘든 일이 많았는데 이곳에서는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5·18이라는 집단 고통을 경험한 광주·전남 사람들은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 세월호 유족들을 따뜻하게 안아 주었고 시민 상주가 되어 슬픔을 나누었으며, 언제나 응원하고 함께했다. ‘5·18’은 ‘4·16’에게 특별한 위로가 되어 주었다. 그래서 유족들은 “광주·전남 땅에 들어서면 우선 느껴지는 공기부터가 다르다. 고향에 온 듯 편안하다”고 말한다.

다시 4월. 다섯 번째 봄이 왔지만 아픔은 여전하다. 그날의 진실은 아직 수면 아래 있고,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은 여전히 망언으로 유족들의 아픈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5·18과 세월호에 대한 이들의 끝없는 망언은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닌 집단의식의 표출로 보인다. 타인의 고통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이들이 다시 권력을 가지면 또 어떤 비극적 사건이 일어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유제관 편집1부장·부국장 jk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