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징검다리, 기부’의 저자 정미영씨는 부모의 유산을 사회 환원할 계기를 찾아 오래 하던 도서관 사서 일을 그만뒀다. 그가 첫번째로 하고 싶었던 일은 사회복지사였다. 그는 40대 초반부터 10여 년간 노인복지사업에 매진했다. IMF(외환금융위기)의 녹록한 현실에 부딪힌 지은이는 경기도 농촌에 내려가 살았다. 이후 11여 년 간 자연과 더불어 그 곳을 지켰고 60대 들어 1900여 평의 잘 가꾼 땅을 사회에 환원했다. 지난 2016년 봄 산문집 ‘멋진 노년의 길을 걷다’를 펴내며 글 쓰기에 도전한 그는 ‘노인복지사업’·‘유산기부’·‘글쓰기’ 소망을 다 이루고 인생황금기를 맞고 있다.

책은 저자가 경험한 기부 현장에서 보고 느끼며 아쉬웠던 부분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방향을 잃은 사막에서 한발 한발 퇴로를 찾아 나선 것처럼 글의 시작은 한 기부자에게 놓인 절박함으로부터 출발했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모든 모금 단체에 책의 내용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며 나아가 확대 해석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책이 “일반인들에게 기부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는 글이 되길 바란다”며 “실무자들에게는 모금업무에 발효된 한줌의 비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지내던 시절 지은이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여행적금을 선뜻 희망제작소에 기부해 1004인의 기부회원 모임(1004클럽)을 탄생시킨 제1호 기부자가 됐다. 박 시장은 책 추천사에서 “정미영씨가 그동안 걸어온 기부의 길과, 앞으로 가야할 기부의 미래를 보여주는 생생한 ‘기부 지침서’”라며 “기부자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생동감 있는 내용은 기부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는 물론, 모금전문가, 단체를 위한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동쪽나라·1만5000원>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