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과 함께 전남을 대표하는 수산물인 김의 근간을 이루고 김 종자업체의 육성과 발전을 위한 정부·지자체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 종자업체의 시설 현대화, 지속적인 심품종 개발, 김 전문가 양성 및 업체 컨설팅 체계 구축, 고급 종자 공급을 통한 수익 제고 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해양수산부, 부경대, 한국어촌어항공단 등의 의뢰를 받은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는 전남도내 김 종자업체에 대한 전문가 자문 및 컨설팅에 나서고 있다. 이번 자문 및 컨설팅에는 김도기 전 전남도해양수산기술원 해남지원장, 서광일 서해어업조정위원회 위원, 강성필 해조산업개발 대표(이학박사) 등이 참여했다.

24일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사)한국 김 종묘 생산자연합회 등에 따르면 전국 김 종묘 생산업체는 130여 개로, 이 가운데 110여 개가 전남도내에 있다. 이 가운데 허가를 받은 업체는 66개이며, 60개가 전남에서 운영중이다. 운영업체 중 상당수가 비닐하우스나 움막 형태의 재래식 시설이며, 매출 역시 10억원대 미만의 영세한 곳이 대부분이다. 특히 종묘 배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굴 패각을 모두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김 종묘 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국내 굴 패각의 경우 비싼 가격에 수집 및 세척 어려움 등으로 재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센터의 컨설팅을 받은 업체들은 전문가들로부터 시설, 병해, 경영 등의 전 분야에 대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받았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 2대째 30년 이상 김 종묘 생산을 해오고 있으나, 영세성 등으로 인해 과거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었다.

평면식으로 김 종묘를 생산하고 있는 해남 해림수산 이성호(56) 대표는 “이번 컨설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김 종묘산업에 대한 정부의 시설 보조가 무엇보다 시급하며, 태풍이나 병해 등에 취약한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평면식·수하식으로 김 종묘를 생산하면서 김 양식, 가공까지 하는 진도 동해수산 이재영(53) 대표는 현대화를 통해 전국 각지에 김 종묘를 공급하고 있는 업계 1위의 종묘업체다. 이 대표는 “진도군에서 김 종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김 산업의 발전을 위해 굴 패각 국산화, 신품종 개발 등에 더 많은 투자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해수산에서는 녹변병(굴 패각이 녹색으로 변색되는 현상)이 발견돼 김 종묘 전문가인 강성필 해조산업개발 대표(이학박사)의 조언을 받아 조도를 낮추고, 영양제를 살포하기로 했다.

김 종묘 전문가 강성필 대표는 “김 종묘산업은 김 산업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김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종묘, 양식, 가공, 유통 등의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는 오는 4월까지 전남도내 김 종묘업체 10곳을 대상으로 전문가 자문, 컨설팅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종묘업체 병해 예방, 경영 노하우 전수 등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한편 지난 2018년 전남도의 물김 생산량은 42만7000t으로 전년보다 7만9000t(23%)이 늘었고, 이에 따른 생산액은 4845억원으로 전년보다 848억원(21%)이 증가한 바 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