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인 요즘, 60대는 인생의 황혼기라기 보다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또 하나의 터닝 포인트다. 60~70대 나이에도 젊은 사람 못지않게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고, 야외 활동이나 취미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런 만큼 노년 시기의 허리 통증은 운동의 불편함은 물론 사회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무서운 적임을 허리 질환을 앓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필자도 심하게 허리가 아픈 경험이 있어 허리 통증 환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일상생활이 피곤한 지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만사가 귀찮아지고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데도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소파에 누웠을 때 눈에 보이는 TV 리모콘을 직접 가져오기가 힘들어 아이에게 시킬 수밖에 없을 정도로, 대수롭지 않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제약이 따른다. 이 때문에 휴일에도 야외 활동을 하기보다는 누워있거나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요통뿐만 아니라 두통, 무기력함, 시력 저하 및 복통 등 온몸의 상태가 안 좋아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 여기저기를 찾아 다니며 병치레를 하는데 허비한다면 남은 여생이 너무나 아깝고 우울하다는 생각마저 들 것이다. 이처럼 허리는 우리 몸의 중심축으로써 인간의 기본적인 활동과 심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같이 허리 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퇴행성 변화이다. 누구나 개인차는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허리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예로 척추관 협착증은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 주위의 뼈와 인대가 비후되고, 디스크 퇴행에 의한 돌출로 신경이 압박돼 통증을 유발하고, 하지의 근력 저하 및 감각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방치할 경우 심각한 보행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통해 가장 합리적인 치료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뼈의 밀도가 감소하는 골다공증이 자주 발생하는데, 골다공증이 심한 환자의 경우 미세한 충격이나 외상에도 골절되는 경우가 많아 허리의 심한 통증 및 변형을 유발해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외래 환자를 진찰하다 보면 허리가 굽은 어르신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엑스레이 촬영을 하면 대부분 이전에 본인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외상에 의한 압박 골절이 있는 경우가 많다. 많은 환자들이 민간 요법으로 치료를 대체하고 진단을 받지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심한 통증이 감소하는 탓이다.

하지만 뼈가 원래 상태로 복원되는 것은 아니므로 허리가 굽어지거나 틀어지는 변형은 발생하게 된다. 허리가 많이 아프다가 굽어버리기 때문에 통증이 없어졌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그것이다. 물론 심한 통증은 없어지겠지만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리며 걸을 때나 일상생활에 큰 제약이 따르게 된다.

이렇게 무서운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영양 섭취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조그마한 외상이나 무리한 노동, 잘못된 자세를 피하고 골다공증 검사를 사전에 시행해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적절한 약물 치료 및 주사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또한 예기치 못한 요통이 발생한 경우에는 방치하지 말고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허리는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 한번 말썽이 생기면 만성적인 통증 및 질환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스스로 판단하기 보다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건강한 허리를 유지하는 것이 행복한 노년을 위한 필수 조건임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