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한전공대 광주·전남 상생의 에너지로
임동욱 서울취재본부장
2019년 01월 30일(수) 00:00
한전공대 입지가 나주 부영CC 일원으로 결정되면서 지난해부터 시작됐던 광주시와 전남도의 총성 없는 유치전이 막을 내리게 됐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한전공대 입지 발표 이후 짤막하게 환영 입장을 내고 “광주·전남 상생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수용하고 한전공대 조기 건립과 세계적 대학으로 발전하는 데에 아낌없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 지사도 “전남도와 광주시는 원래 한 뿌리였고 경제적 공동체였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전남도는 광주시와 상생 발전을 더욱 강화해 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시장과 전남 지사가 한전공대 유치전을 끝내고 앞다퉈 ‘상생’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당장, 광주시와 전남도가 전략적으로 한전공대 입지를 상호 협의해 결정했더라면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한전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광주·전남 미래를 위한 상생 발전의 동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전공대의 유치 경쟁으로 인한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나주 등 지자체의 부담이 많게는 1000억 원대를 넘어서지 않느냐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골프장 부지를 제공하는 부영에 전남도가 상당한 특혜를 제공하지 않느냐는 부정적인 루머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나주에 한전 등을 주축으로 하는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가 들어선 것은 민선 4기인 지난 2005년 박광태 광주시장의 통 큰 리더십이 밑거름이 됐다는 점에서 그동안 한전공대 유치를 둘러싼 광주시와 전남도의 양보 없는 경쟁은 아쉬움이 크다.

한전공대가 2022년까지 차질 없이 설립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특별법이나 특례법을 통한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한전공대 설립 지원위원회’ 차원에서 한전공대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여부가 논의되고 있으나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국내 대학 정원이 남아돈다는 점과 한전 재정의 악화를 이유로 들며 한전공대 설립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일부 주주들이 반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난제들은 전남도와 나주시가 자체적으로 풀기 어렵다. 광주·전남의 역량이 결집돼야만 가능하다. 당장 지역 정치권이 정파를 떠나 결집해야 한다. 여당이 끌고 야당이 밀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지사의 공조는 필수다. 지역과 정파를 뛰어넘어 광주·전남의 미래를 견인할 수 있는 통 큰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군 공항 이전과 제2 혁신도시 등 광주·전남 상생 현안을 풀어 가는 밑그림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말로만 상생을 주장하기보다 이 시장과 김 지사가 한전공대의 차질 없는 설립을 위한 공동 보조를 취하면서 광주·전남 상생 현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 지역 민심을 결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새만금 국제공항의 예타 면제에 따라 군 공항 이전을 전제로 하는 광주-무안공항 통합 현안도 조속히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한전공대를 품에 안은 김영록 전남 지사가 군 공항 이전과 관련,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전남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쉽지 않다. 정치는 이미 변방으로 밀렸고 경제는 새로운 동력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리더인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 지사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민선 1기 시도지사는 도청 이전과 시·도 통합을 두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 두 수장의 성을 딴 ‘허송 세월’이라는 말이 널리 회자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허송세월’은 엄중한 지역의 현실을 감안할 때 허용될 수 없다.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시장이 이제 기존의 관료적 리더십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두 사람이 상생 현안에 대한 선제적 공조를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과감하게 민심의 바다에 뛰어들어 지역의 미래를 열어 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