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국(親中國), 결일본(結日本), 연미국(聯美國)하고 자강을 도모하라’
1880년 김홍집 예조판서가 한 달여간 일본 수신사로 갔다가 귀국 길에 가져와 고종에게 바쳤다는 조선책략(朝鮮策略)의 핵심 주장이다. 주일 청국 참사관 황준헌의 러시아 대비용 외교 리포트라 할 만하다.
중국은 물질, 형국이 러시아에 필적하고, 조선은 수천 년간 중국 번방으로 지내왔으므로 양국 우호로 러시아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조선과 가장 가깝고, 통교 역사가 길며, 양국 중 어느 한쪽이 땅을 잃으면 서로 온전하게 유지하지 못하는 보거상의(輔車相依) 형세이므로 서로 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은 타국의 토지나 인민을 탐내지 않고, 타국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민주 국가로서 오히려 약소국을 돕는 대국이니 미국을 우방으로 삼으면 화를 면할 것이라고 했다.
3차례 남북 정상 회담, 역사적 북미 정상 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2018년에도 한반도에서 중국, 일본, 미국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해 보인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130여 년 전 3국에 대한 황준헌의 호평(好評)과 달리, 피도 눈물도 없고 도의와 명분을 챙길 여유도 없이 철저한 자국 이익 우선주의라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공자의 정치 메시지는, 국제 외교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현대 외교는 공자 기준에서 보면 소인의 정치일지도 모르겠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검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외친 ‘America First!’ 정책의 관심은 자신의 유권자에만 집중되고 그 외의 시민 복지나 동맹국과의 외교 안정 등은 논외인 것 같다.
멕시코 접경에 철 장벽이 세워졌고, 반 이민 행정 명령으로 7개국 무슬림 이민자와 난민의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제아무리 타결된 NAFTA, FTA 등 국제 계약이라도 재협상 요구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중동에서 이란은 고립시키고, EU와 러시아는 개별 관리하며, 국내법에 근거한 중국에 대한 단계적 관세 부과 위협 등은 힘에 의한 약자 무릎 꿀리기에 다름 아니다.
미국 관세 폭탄에 당하고 있는 중국은 과연 항상 ‘을’인가. 미국에 사드 배치를 위한 성주를 주한 미군 기지로 제공한 것에 대한 중국의 노골적이고 집요하며 광범위하고 계속되고 있는 개별 기업에 대한 보복조치는 충격적이다.
그와 같은 유아적 보복 조치를 보고도 중국을 대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본은 어떤가. 전범 국가란 원죄에서 근대 국가를 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공식적으로 결코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는다.
일본 전범 기업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강제 노동은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도,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는 2원적 태도를 취한다. 중국이나 일본의 태도는 흡사 강자에게 무릎 꿇고 뒤돌아선 다음 자신보다 더 약한 자에게 가하는 비겁한 앙갚음 같다.
세상이 힘의 우열로 줄 세워지고, 옹졸하거나 비겁한 앙갚음이 난무하여 아름답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남아 번영하여야 할 것이다.
모처럼 한반도에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고, 평화와 통일의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폐쇄된 개성공단이 열리고,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는 것에서 더 나아가 DMZ는 평화구역으로 다시 태어나고, 부산에서 청진·나진을 잇는 동해안과 목포에서 신의주를 잇는 서해안의 물류 체계가 모색되고 있다. 남과 북이 남북 교류 협력법이 정한 바대로 통일을 향한 특수 관계의 접촉면을 늘리는 노력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비가역적 비핵화를 명분으로, 중국은 북한에 대한 형제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은 한반도 통일에서 오는 자국 기회 상실을 막기 위해 저마다 이유로 남과 북의 협력과 밀착에 제동을 밟으려 한다.
미중일을 빼고 남북의 협력을 계속하기 어려운 것이 국제 현실이라면 치사하지만 그 제한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1880년 러시아를 상대로 한 조선책략의 방책은, 2018년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해서도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참 씁쓸하다. 하루 빨리 남북 통일이 되기를.
1880년 김홍집 예조판서가 한 달여간 일본 수신사로 갔다가 귀국 길에 가져와 고종에게 바쳤다는 조선책략(朝鮮策略)의 핵심 주장이다. 주일 청국 참사관 황준헌의 러시아 대비용 외교 리포트라 할 만하다.
중국은 물질, 형국이 러시아에 필적하고, 조선은 수천 년간 중국 번방으로 지내왔으므로 양국 우호로 러시아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은 타국의 토지나 인민을 탐내지 않고, 타국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민주 국가로서 오히려 약소국을 돕는 대국이니 미국을 우방으로 삼으면 화를 면할 것이라고 했다.
3차례 남북 정상 회담, 역사적 북미 정상 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2018년에도 한반도에서 중국, 일본, 미국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해 보인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130여 년 전 3국에 대한 황준헌의 호평(好評)과 달리, 피도 눈물도 없고 도의와 명분을 챙길 여유도 없이 철저한 자국 이익 우선주의라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공자의 정치 메시지는, 국제 외교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현대 외교는 공자 기준에서 보면 소인의 정치일지도 모르겠다.
멕시코 접경에 철 장벽이 세워졌고, 반 이민 행정 명령으로 7개국 무슬림 이민자와 난민의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제아무리 타결된 NAFTA, FTA 등 국제 계약이라도 재협상 요구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중동에서 이란은 고립시키고, EU와 러시아는 개별 관리하며, 국내법에 근거한 중국에 대한 단계적 관세 부과 위협 등은 힘에 의한 약자 무릎 꿀리기에 다름 아니다.
미국 관세 폭탄에 당하고 있는 중국은 과연 항상 ‘을’인가. 미국에 사드 배치를 위한 성주를 주한 미군 기지로 제공한 것에 대한 중국의 노골적이고 집요하며 광범위하고 계속되고 있는 개별 기업에 대한 보복조치는 충격적이다.
그와 같은 유아적 보복 조치를 보고도 중국을 대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본은 어떤가. 전범 국가란 원죄에서 근대 국가를 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공식적으로 결코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는다.
일본 전범 기업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강제 노동은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도,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는 2원적 태도를 취한다. 중국이나 일본의 태도는 흡사 강자에게 무릎 꿇고 뒤돌아선 다음 자신보다 더 약한 자에게 가하는 비겁한 앙갚음 같다.
세상이 힘의 우열로 줄 세워지고, 옹졸하거나 비겁한 앙갚음이 난무하여 아름답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남아 번영하여야 할 것이다.
모처럼 한반도에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고, 평화와 통일의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폐쇄된 개성공단이 열리고,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는 것에서 더 나아가 DMZ는 평화구역으로 다시 태어나고, 부산에서 청진·나진을 잇는 동해안과 목포에서 신의주를 잇는 서해안의 물류 체계가 모색되고 있다. 남과 북이 남북 교류 협력법이 정한 바대로 통일을 향한 특수 관계의 접촉면을 늘리는 노력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비가역적 비핵화를 명분으로, 중국은 북한에 대한 형제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은 한반도 통일에서 오는 자국 기회 상실을 막기 위해 저마다 이유로 남과 북의 협력과 밀착에 제동을 밟으려 한다.
미중일을 빼고 남북의 협력을 계속하기 어려운 것이 국제 현실이라면 치사하지만 그 제한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1880년 러시아를 상대로 한 조선책략의 방책은, 2018년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해서도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참 씁쓸하다. 하루 빨리 남북 통일이 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