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짙어가는 완연한 가을, 건조한 날씨 속에 아토피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예전에는 유아 혹은 소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대기 중의 미세먼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성인 중에서도 아토피 피부염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유아기 혹은 소아기에 시작되는 만성적이고 재발이 잦은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가려움증과 피부 건조증, 습진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다양한 원인들이 복잡하게 뒤엉켜 발병할 뿐만 아니라 치료하면 증상이 완화되지만 재발이 잦기 때문에 치료가 상당히 어려운 질환 중 하나이다.

임상 증상도 피부 건조증, 습진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발병 원인이 어느 한 가지로만 설명될 수는 없다. 하지만 크게는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소인, 면역학적 반응 및 피부 보호막의 이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가을철은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피부가 가려워지므로 아토피 피부염의 증세가 악화되기 쉬운 계절이다. 올 여름 유난히 무더웠던 더위가 꺾이고 대기 중의 습도가 낮아지면서 아토피 피부염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대개 낮 동안에는 간헐적으로 가렵다가 초저녁이나 한밤중에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사이클을 보인다.

가려워서 긁게 되면 습진성 피부 병변이 생기고, 이러한 병변이 진행되면서 다시 더 심한 가려움이 유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주변 환경 및 생활 습관에서 악화 요인을 찾아내어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진 것으로는 급격한 온도 혹은 습도의 변화, 정신적 스트레스, 모직이나 나일론 소재의 의류, 세정력이 강한 세제나 비누 사용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목욕할 때 비눗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하며, 세탁 후 옷에 세제가 남지 않도록 잘 헹구는 것이 좋다. 모직이나 나일론 소재로 만든 의류는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 집 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경우에는 애완동물이나 카펫 등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가 건조한 상태이기 때문에 피부 보습이 매우 중요하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제를 자주 바르도록 한다. 잦은 목욕은 피부를 한층 건조하게 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일을 두고 목욕하되 피부에 자극을 일으키는 땀, 노폐물들을 제거해 수분을 제대로 공급하도록 한다.

목욕물은 너무 뜨거우면 피부 혈관이 확장되면서 더 가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도록 한다. 아울러 때를 밀게 되면 피부가 강한 자극을 받아 더욱 가렵게 되고 건조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아토피의 원인을 습열과 풍열로 나누는데, 가을철 피부가 건조해지는 증상은 풍열로 인한 아토피 증상으로 보고 있다. 이때 몸속에 쌓인 풍열을 배출시키고 피부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약재로 한약과 침, 뜸 등의 요법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 조절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사용된다. 하지만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당뇨병, 고지혈증, 소화성 궤양, 부신피질 기능의 저하, 뼈 엉성증, 감염에 대한 저항성 저하, 성격의 변화 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토피의 증상과 재발을 방지하는 등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양·한방 협진 치료가 도움이 된다.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환자의 특성에 맞는 개별화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