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모임은 저마다 꿈꾸는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운동하겠다는 결심을 다지기 위해 수강증을 끊고, 새로운 악기 배우기에 도전하고, 여행 계획을 짜고, 논문의 주제를 정하기까지 고민한 시간들을 들려주었다. 삶의 새로운 차원은 언제나 고정 관념을 깰 때 열리는 법이니 선택에 조금 더 과감해져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꼬리를 이었다.
‘겨울에 한 해가 바뀌는 이유’가 꽤 근사하다. “사람들이 좀 추워하면서 반성하면서 긴장하면서/ 눈처럼 부드럽고 시련을 견디고/ 살얼음판도 걸어 보라고/ 무엇보다 따뜻하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른 사람의 난로가 되어 준 사람인가를 시험하려는/ 하느님의 참으로 오래고 오랜 계획일 거야/ 추울 때 모든 것이 얼어붙었을 때 그 사람을 보려는 것이지/ 겨울에도 눈꽃을 피우는 나무의 의지를 보여 주고/ 얼음장 밑에서 키가 크고 버티는 물고기와 수초를 보여 주고/ 일만 하지 말고 잠깐 멈추어 삶의 연장을 수리하라는 것이겠지/ 성장만 하지 말고 이불 속에서 움츠려 꿈도 꿔 보라는 명령이겠지”(공광규 시)
삶과 세상에 대해 깊은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새해가 우리에게 건네는 선물이었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일을 상상하는 일은 삶을 환기시킨다. 눈앞의 숫자와 코앞의 숙제들, 발목 잡는 현실로부터 잠깐 다녀올 먼 곳, 그런 먼 데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살(live) 것인가’를 나누는 자리였는데, 정작 우리 주변에는 ‘어떻게 살(buy)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웃었다.
좋아하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일을 하면서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하고 싶어서 마음이 설레는 일을 하고 그 일을 열정적으로 잘 하고 그걸로 밥 먹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존재가 참을 수 없이 가벼워서 아무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의 무거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여전하고 노동의 가벼움이 더 비극인 시대에 우리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는 세계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는 불만도 가지고 있지만 세계가 과연 나를 사랑하는가, 과연 나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가 하는 불안을 가지고 있다. 불안은 존재의 특성 때문에도 나오지만 우리 사회 구조, 즉 차별과 배제 때문에도 나온다. 도대체 나의 자리는 어디란 말인가? 이제 이 고민은 세계 도처를 떠다닌다.
우리 주변에는 행복하게 살기를 원했으나 불행을 겪는 이들이 많다. 이것은 너의 이야기였다가 어느 순간 나의 이야기가 된다. 자기 나름대로 아름답게 살며 누구한테 잘못한 일도 괴로움을 끼친 일도 없건만 어느 날 문득 부리가 부러지듯 나쁜 일을 겪는 것이다. 그 일로 꿈이 부서지고 삶이 무너져 내려 낯선 추위와 어둠 속을 걷기도 한다.
하루아침에 부리가 다시 자라나는 기적이나 반전은 일어나지 않지만 단지 자신의 처지와 아픔을 알아보고 보듬어 주는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네 삶은 위안을 받는다. 초라하고 헐벗은 존재들이 서로 손을 내밀어 부축하고 기댈 때 무너진 삶을 돌이키는 꿈을 꾸기도 한다.
그러니 힘든 때일수록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능력,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사적 자원을 자발적으로 내놓는 것이야말로 삶을 의미 있고 존엄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자신의 인격적 존엄과 인생의 품격을 지켜 나가려고 분투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힘으로 삶을 꾸려 가는 것과 동시에 연대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이것은 준엄한 삶의 명령이다.
품위 있는 인생, 존엄한 삶의 기본은 무엇일까. 황폐해진 내면을 추스르려고 발버둥치는 인간이 아니라 내면의 의지와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위해 살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삶을 가꾸는 꾸준한 습관이고 하나는 내 안의 리듬을 되찾는 일이다.
파도는 하루에 70만 번 뭍을 향해 밀려오고, 껍질을 짓기 위해서 굴은 자기 몸무게의 50만 배나 되는 바닷물을 몸을 통해 흘려보낸다. 1킬로그램의 꿀을 얻기 위해 벌은 560만 송이의 꽃을 찾아다닌다고 한다. 사람의 일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시간을 견뎌 온 것들 속에는 신성이 깃드는 법이다.
‘습’(習)이라는 한자에는 ‘절룩거리며 가는 모양’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습작하는 서툰 예술가들이다. 평범한 우리가 혹시 비범해질 수 있다면 그것 끝없는 반복과 되풀이, 무수한 ‘또다시’를 통해서일 것이다. 반복이 이어지면 언젠가 스스로 리듬을 얻을 때가 올 것이다.
노래하듯 말하면 덜 버벅거린다. 춤추듯 걸으면 잘 안 넘어진다. 리듬 때문이다. 차고 기우는 달과 철마다 바뀌는 별자리가 우주의 리듬이라면, 계절을 놓치지 않고 찾아오는 꽃들이 대지의 리듬이라면, 우리 자신도 하나의 문체이자 운율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세심하게 읽히기를 기다리는 한 권의 책! 부디 당신의 내재율을 찾아 스스로 춤추는 날들이 인생의 혹한기를 이겨 가는 힘이 되길 빈다.
‘겨울에 한 해가 바뀌는 이유’가 꽤 근사하다. “사람들이 좀 추워하면서 반성하면서 긴장하면서/ 눈처럼 부드럽고 시련을 견디고/ 살얼음판도 걸어 보라고/ 무엇보다 따뜻하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른 사람의 난로가 되어 준 사람인가를 시험하려는/ 하느님의 참으로 오래고 오랜 계획일 거야/ 추울 때 모든 것이 얼어붙었을 때 그 사람을 보려는 것이지/ 겨울에도 눈꽃을 피우는 나무의 의지를 보여 주고/ 얼음장 밑에서 키가 크고 버티는 물고기와 수초를 보여 주고/ 일만 하지 말고 잠깐 멈추어 삶의 연장을 수리하라는 것이겠지/ 성장만 하지 말고 이불 속에서 움츠려 꿈도 꿔 보라는 명령이겠지”(공광규 시)
우리는 세계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는 불만도 가지고 있지만 세계가 과연 나를 사랑하는가, 과연 나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가 하는 불안을 가지고 있다. 불안은 존재의 특성 때문에도 나오지만 우리 사회 구조, 즉 차별과 배제 때문에도 나온다. 도대체 나의 자리는 어디란 말인가? 이제 이 고민은 세계 도처를 떠다닌다.
우리 주변에는 행복하게 살기를 원했으나 불행을 겪는 이들이 많다. 이것은 너의 이야기였다가 어느 순간 나의 이야기가 된다. 자기 나름대로 아름답게 살며 누구한테 잘못한 일도 괴로움을 끼친 일도 없건만 어느 날 문득 부리가 부러지듯 나쁜 일을 겪는 것이다. 그 일로 꿈이 부서지고 삶이 무너져 내려 낯선 추위와 어둠 속을 걷기도 한다.
하루아침에 부리가 다시 자라나는 기적이나 반전은 일어나지 않지만 단지 자신의 처지와 아픔을 알아보고 보듬어 주는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네 삶은 위안을 받는다. 초라하고 헐벗은 존재들이 서로 손을 내밀어 부축하고 기댈 때 무너진 삶을 돌이키는 꿈을 꾸기도 한다.
그러니 힘든 때일수록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능력,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사적 자원을 자발적으로 내놓는 것이야말로 삶을 의미 있고 존엄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자신의 인격적 존엄과 인생의 품격을 지켜 나가려고 분투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힘으로 삶을 꾸려 가는 것과 동시에 연대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이것은 준엄한 삶의 명령이다.
품위 있는 인생, 존엄한 삶의 기본은 무엇일까. 황폐해진 내면을 추스르려고 발버둥치는 인간이 아니라 내면의 의지와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위해 살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삶을 가꾸는 꾸준한 습관이고 하나는 내 안의 리듬을 되찾는 일이다.
파도는 하루에 70만 번 뭍을 향해 밀려오고, 껍질을 짓기 위해서 굴은 자기 몸무게의 50만 배나 되는 바닷물을 몸을 통해 흘려보낸다. 1킬로그램의 꿀을 얻기 위해 벌은 560만 송이의 꽃을 찾아다닌다고 한다. 사람의 일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시간을 견뎌 온 것들 속에는 신성이 깃드는 법이다.
‘습’(習)이라는 한자에는 ‘절룩거리며 가는 모양’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습작하는 서툰 예술가들이다. 평범한 우리가 혹시 비범해질 수 있다면 그것 끝없는 반복과 되풀이, 무수한 ‘또다시’를 통해서일 것이다. 반복이 이어지면 언젠가 스스로 리듬을 얻을 때가 올 것이다.
노래하듯 말하면 덜 버벅거린다. 춤추듯 걸으면 잘 안 넘어진다. 리듬 때문이다. 차고 기우는 달과 철마다 바뀌는 별자리가 우주의 리듬이라면, 계절을 놓치지 않고 찾아오는 꽃들이 대지의 리듬이라면, 우리 자신도 하나의 문체이자 운율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세심하게 읽히기를 기다리는 한 권의 책! 부디 당신의 내재율을 찾아 스스로 춤추는 날들이 인생의 혹한기를 이겨 가는 힘이 되길 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