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간지로 무술년 개띠다. 우리 사회에서 특정한 연도의 띠가 가장 많이 회자된 것은 아마도 58년 개띠가 아닌가 싶다. 이제는 잔치하는 분들이 드물지만 이들이 금년 회갑이다. 87년 6월 항쟁 때에는 퇴근 후 젊은 넥타이부대로 이름을 날렸고, 10년 후 외환 위기로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하자 사오정의 선두 희생양이 되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50대에 닥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또 한 번 휘청거리다가 ‘나는 자연인이다’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공원 근처 점심 배식에 500원 동전을 들고 줄을 서기도 한다.
해방이 되고 전란을 겪은 후 나라가 조금씩 평정을 되찾아 갈 시기인 1955년부터 ‘제발 좀 그만 낳자’고 산아제한 정책을 시작한 1963년까지 출생한 800만 베이비의 대표가 58년 개띠다. 당시 한 학급 학생이 70∼80명씩 되었으니 지금 군 단위 초등학교 몇 개 학교에 해당하는 학생 수다. 10년 주기로 파란 많은 현대사의 신맛을 본 세대여서 그런지 결속력도 유별나다. 강습 때나 무슨 연수, 취미 생활 모임에서도 가장 먼저 ‘모여라’를 외치며 끈끈한 동아리를 만들곤 한다. 58년 개띠를 주제로 한 시집도 몇 권 있고, 은희경의 ‘마이너리그’를 비롯한 소설도 상당하다.
특히 58년 개띠와 우리나라 현대 교육사는 꼭 변곡점에서 마주했다. 1969년 서울, 부산을 시작으로 추진된 중학교 무시험 추첨제는 이들이 진학하는 1971년 전국으로 확대 시행되었으며, 3년 후 고입을 앞둔 1974년 고교 평준화 정책이 시작되었다.
금년 개띠 해에도 교육계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자유 학년제가 전면 실시되고, 고교 학점제가 도입된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신입생 선발제도가 개편되고 문·이과 구분없이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모두 배운다. 절대평가 확대 범위를 놓고 논란이 많았던 수능 개편안도 2018년에는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지만 학교는 수업 중이다. 예전에는 대체로 12월 크리스마스 전후에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음해 1월로 넘어가 방학을 실시하는 학교가 늘었다. 2월 중 1∼2주 등교하여 종업식과 졸업식을 마치고 다시 학년 말 방학이라 이름하여 쉬었다가 새 학년을 맞이한다. 학교는 3월이 새해인 셈이다.
우리 학교는 연초에 계획한 학사 일정을 변경해서 금년부터 1월 중 연이어 종업식과 졸업식을 모두 마치고 겨울방학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앞으로도 2주 정도는 더 등교해야한다. 대대적인 시설 교체 공사로 인해 학기 중에 학사 일정을 바꾸게 되었고, 2월에는 등교 없이 오직 새 학년 준비에만 남은 일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침 새해부터 시행을 권고하는 학사 일정도 1월에 교육 과정을 모두 마치고 2월 한 달은 새 학년 교육 과정 준비 기간으로 운영하며, 교원 인사도 조기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2018학년도부터 초중고 졸업식은 대체로 12월 말이나 1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교육계의 상당한 변화이다. 그리고 누구나 학창 시절에 경험했고, 학부모가 되어서도 느끼는 학년 말의 파장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나왔다. 중 1·2학년과 고 1·2학년의 학기말 지필 고사가 방학 선언 이전 10일 이내에 종료되도록 하고, 고 3학년은 여름 방학을 줄이거나 8월 등교 기간을 수업 일수에 산입하여 수능 이후의 허비 시간 논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매년 빈 교실이 늘어간다. 학생이 없는 교실은 차갑고 쓸쓸하다. 학교라는 공간에 모여 대면 교육을 실시하는 지금의 교육 제도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인구 급증의 세대가 인구 절벽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현실이다. 거시적인 혜안으로 교육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라면서 새해 아침을 정채봉 시인의 ‘첫 마음’으로 맞이한다.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 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중략)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특히 58년 개띠와 우리나라 현대 교육사는 꼭 변곡점에서 마주했다. 1969년 서울, 부산을 시작으로 추진된 중학교 무시험 추첨제는 이들이 진학하는 1971년 전국으로 확대 시행되었으며, 3년 후 고입을 앞둔 1974년 고교 평준화 정책이 시작되었다.
새해지만 학교는 수업 중이다. 예전에는 대체로 12월 크리스마스 전후에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음해 1월로 넘어가 방학을 실시하는 학교가 늘었다. 2월 중 1∼2주 등교하여 종업식과 졸업식을 마치고 다시 학년 말 방학이라 이름하여 쉬었다가 새 학년을 맞이한다. 학교는 3월이 새해인 셈이다.
우리 학교는 연초에 계획한 학사 일정을 변경해서 금년부터 1월 중 연이어 종업식과 졸업식을 모두 마치고 겨울방학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앞으로도 2주 정도는 더 등교해야한다. 대대적인 시설 교체 공사로 인해 학기 중에 학사 일정을 바꾸게 되었고, 2월에는 등교 없이 오직 새 학년 준비에만 남은 일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침 새해부터 시행을 권고하는 학사 일정도 1월에 교육 과정을 모두 마치고 2월 한 달은 새 학년 교육 과정 준비 기간으로 운영하며, 교원 인사도 조기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2018학년도부터 초중고 졸업식은 대체로 12월 말이나 1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교육계의 상당한 변화이다. 그리고 누구나 학창 시절에 경험했고, 학부모가 되어서도 느끼는 학년 말의 파장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나왔다. 중 1·2학년과 고 1·2학년의 학기말 지필 고사가 방학 선언 이전 10일 이내에 종료되도록 하고, 고 3학년은 여름 방학을 줄이거나 8월 등교 기간을 수업 일수에 산입하여 수능 이후의 허비 시간 논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매년 빈 교실이 늘어간다. 학생이 없는 교실은 차갑고 쓸쓸하다. 학교라는 공간에 모여 대면 교육을 실시하는 지금의 교육 제도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인구 급증의 세대가 인구 절벽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현실이다. 거시적인 혜안으로 교육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라면서 새해 아침을 정채봉 시인의 ‘첫 마음’으로 맞이한다.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 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중략)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