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지금처럼 생활의 중심을 차지한 적이 있었던가? 과거 아무리 친하거나 부모·자식 사이여도 정치 얘기는 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에게 정치는 거북함, 그 자체였다. 정치에 대한 거북함은 외면으로, 나아가 혐오를 넘어 무관심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무관심의 결과는 끔찍함을 넘어 저주에 가까웠다. 온 국민은 300명이 넘는 승객을 실은 세월호가 아무런 조치 없이 수장되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봐야 하는 참혹한 대가를 치른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말한 ‘정치에 무관심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급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는 명언을 우리 스스로 입증하고 말았다.
무능한 정부는 급기야 국정 농단 사건으로, 또다시 국민의 가슴에 수치심이라는 비수를 박았다. 참다못한 국민이 촛불을 들고 일어섰다. 보다 못한 국회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고, 헌법재판소에 탄핵소추의결서를 접수했는데 오는 9일이 바로 그로부터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국가 권력 범죄 뿌리 뽑아야
국민의 정치 ‘무관심병’이 도진 것일까? 대통령 탄핵 이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에 정권의 명운을 걸었지만 야당과 보수 진영은 정치 보복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서서히 한편에선 ‘적폐 청산’과 ‘정치보복’이라는 틀(프레임)이 형성되고, 벌써 검찰 수사에 대한 피로도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댓글 팀 운영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등이 수사를 통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국가 권력은 문화 예술인 뒤꽁무니나 쫓고, 청와대는 국가 안보에 쓸 국정원의 돈이나 뜯는 어처구니없는 시스템이 과연 어느 나라에 또 있을까? 안보를 책임질 군과 국정원을 동원해 거꾸로 국민을 감시하고, 자신들의 권력 굳히기에 사용했으니.
그러고도 이마저 정치 보복이라고 우겨대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댓글 공작과 같은 선거 개입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에 국가 기관이 여론 조작을 통해 개입하는 것은 총만 들지 않았을 뿐 쿠데타나 마찬가지이다.
‘청산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절감한다. YS가 대통령 재임 말기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던 DJ의 건의로 5·18학살 혐의와 반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면한 사례가 그 본보기다. 사면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전두환은 5·18을 폭동으로 대법원의 판결을 정치적 희생이라며 법치주의마저 부정했다. 이로 인해 현행법상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고, 아시아 민주주의 운동사의 전형으로 꼽히는 5·18항쟁은 극우 세력에 의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폄훼를 당하고 있다. 상당수 극우 세력은 아직도 5·18을 북한 사주를 받은 폭동으로 주장한다. 역사의 처벌을 포기한 탓에 진실과 정의가 기를 펴지 못하고, 결국 왜곡까지 당하는 사태에 몰린 것이다.
단죄 없는 역사는 반복된다
단죄 없는 역사는 정권이 바뀌어도 무한 반복된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에 대한 수사와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정치 보복’ ‘감정풀이’라며 반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재판을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라며 사실상 재판을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탄핵을 부정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지지자들의 움직임도 여전하다. 과거 정리 없이 그때그때 현실과 타협한 대가로 우리는 또다시 적폐 청산이라는 ‘시시포스의 바위’를 산꼭대기에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전 정권에 대한 수사는 있었다. 적폐 청산이 정치 보복이라는 의혹을 벗고 성공하려면 미래 발전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폐의 기준을 명확히 해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크든 작든, 그것이 실수였든 관행이었든, 과거 범죄는 검·경에 맡기면 된다. 정부 차원의 적폐 청산은 국가 권력을 동원한 조직적 반민주적 범죄를 대상으로 하는 게 설득력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은 임기 이후 자신들도 청산의 대상이 되겠다는 각오 아래 진행돼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완전한 적폐 청산을 이룰지 아니면 정치 보복에 그치고 말지는, 세월호 참사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관심의 결과는 끔찍함을 넘어 저주에 가까웠다. 온 국민은 300명이 넘는 승객을 실은 세월호가 아무런 조치 없이 수장되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봐야 하는 참혹한 대가를 치른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말한 ‘정치에 무관심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급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는 명언을 우리 스스로 입증하고 말았다.
국가 권력 범죄 뿌리 뽑아야
국민의 정치 ‘무관심병’이 도진 것일까? 대통령 탄핵 이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에 정권의 명운을 걸었지만 야당과 보수 진영은 정치 보복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서서히 한편에선 ‘적폐 청산’과 ‘정치보복’이라는 틀(프레임)이 형성되고, 벌써 검찰 수사에 대한 피로도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고도 이마저 정치 보복이라고 우겨대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댓글 공작과 같은 선거 개입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에 국가 기관이 여론 조작을 통해 개입하는 것은 총만 들지 않았을 뿐 쿠데타나 마찬가지이다.
‘청산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절감한다. YS가 대통령 재임 말기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던 DJ의 건의로 5·18학살 혐의와 반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면한 사례가 그 본보기다. 사면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전두환은 5·18을 폭동으로 대법원의 판결을 정치적 희생이라며 법치주의마저 부정했다. 이로 인해 현행법상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고, 아시아 민주주의 운동사의 전형으로 꼽히는 5·18항쟁은 극우 세력에 의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폄훼를 당하고 있다. 상당수 극우 세력은 아직도 5·18을 북한 사주를 받은 폭동으로 주장한다. 역사의 처벌을 포기한 탓에 진실과 정의가 기를 펴지 못하고, 결국 왜곡까지 당하는 사태에 몰린 것이다.
단죄 없는 역사는 반복된다
단죄 없는 역사는 정권이 바뀌어도 무한 반복된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에 대한 수사와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정치 보복’ ‘감정풀이’라며 반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재판을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라며 사실상 재판을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탄핵을 부정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지지자들의 움직임도 여전하다. 과거 정리 없이 그때그때 현실과 타협한 대가로 우리는 또다시 적폐 청산이라는 ‘시시포스의 바위’를 산꼭대기에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전 정권에 대한 수사는 있었다. 적폐 청산이 정치 보복이라는 의혹을 벗고 성공하려면 미래 발전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폐의 기준을 명확히 해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크든 작든, 그것이 실수였든 관행이었든, 과거 범죄는 검·경에 맡기면 된다. 정부 차원의 적폐 청산은 국가 권력을 동원한 조직적 반민주적 범죄를 대상으로 하는 게 설득력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은 임기 이후 자신들도 청산의 대상이 되겠다는 각오 아래 진행돼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완전한 적폐 청산을 이룰지 아니면 정치 보복에 그치고 말지는, 세월호 참사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