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후배를 만났다. 반가움보다 걱정이 앞섰다. 그 사이에 체중이 많이 늘었고 얼굴이 안 좋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후배도 이미 몸의 이상 증후를 느껴서 6개월 전에 헬스클럽에 등록했다고 한다. 다만 병원 일에 시달리다 보니 빠지는 날이 너무 많다고 했다.
비단 그 후배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은 운동의 필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새해에 세우는 계획 중에도 늘 운동이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운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만큼이나 실제 운동 시간은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 정부의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인 ‘헬스 플랜 2020’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운동 실천율은 2008년 14.5%에서 2013년 6.8%로 감소했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OECD 국가 중에서 최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운동 시간은 저절로 늘어날까?
운동을 실천하지 못하는 데는 사회적인 이유도 있지만 심리적인 이유도 크다. 생각해 보자. 당신은 운동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가? 많은 사람이 부담부터 느낀다. 생각처럼 잘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운동에 대한 고정관념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운동이란 헬스장이나 수영장 등에서 돈을 들여 별도의 시간을 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 걷기나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운동복이나 등산복을 차려 입고 트레일과 같은 정해진 공간에 가서 땀을 충분히 흘려야만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잠자는 시간도 부족한 사람들이 언제 또 준비를 갖추고 운동을 하러 갈 수 있을까? 운동이 잘 실천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운동은 시간과 돈을 들여 땀을 흘려야 하는 어렵고 귀찮은 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운동 계획은 늘 실패로 이어지게 되고 실천 의지는 점점 약해져서 급기야는 아예 몸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가게 된다.
나는 운동에 반대한다. 운동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는 운동이라는 개념에 대해 반대한다. 우리가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리고 운동 시간을 별도로 계획하는 순간에 이미 일상과 운동은 분리되고 만다. 우리가 일주일에 몇 시간, 몇 번으로 운동을 계획한다는 것은 반대로 그 이외의 시간에는 자신의 움직임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꼭 땀 흘리는 강도 높은 몸의 움직임만을 운동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운동이란 의식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몸의 움직임을 말한다. 일상의 움직임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고 움직일 수 있다면 운동 효과가 나타난다.
이를 실험을 통해 입증한 엘렌 랭거라는 심리학자가 있다. 그녀는 호텔 청소원들을 연구했다. 그들의 건강 상태는 사무직 직원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랭거는 궁금했다. ‘왜 몸을 많이 움직이는데도 아무런 이로움이 없는 것일까?’ 랭거는 활동량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에서 원인을 찾았다. 그들은 매일 육체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자신들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이런 실험을 하게 된 것이다. 84명의 청소원을 절반으로 나누어 A 그룹에게는 그들의 노동에 따른 열량 소모를 알려 주었다. 이를테면 15분 동안의 시트 교체는 40칼로리, 청소기 돌리기는 50칼로리, 욕실 청소는 60칼로리가 소모되는 운동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B그룹에게는 아무런 설명도 해 주지 않았다.
4주 후 랭거는 두 군의 건강 상태를 비교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설명을 들은 청소원들은 혈압이 10% 감소하고, 체중이 1kg 이상 감소했으며, 허리 대 엉덩이 둘레 비율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일상의 움직임 또한 운동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자 일상의 활동이 운동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현대인들은 많이 아프게 된다. 그러나 당뇨병, 비만, 혈압, 만성통증, 자세 불균형 등 만성적인 현대인들의 건강 문제는 고강도운동의 결여 때문이 아니다. 본질적인 것은 일상생활에서 움직임이 줄어들었고 자신의 몸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별도의 운동 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일상의 움직임을 더욱 활발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에서 몸의 움직임에 마음을 얹으면 그것이 바로 운동이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구부정하게 있는 시간을 줄이자. 손가락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중간중간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 세우고, 책상에서 일어나 자주 스트레칭을 하고, 웃을 때 박수를 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선택하고, 손질된 야채 대신에 생야채를 사고, 걸어갈 수 있는 곳은 걸어 다녀야 한다. 생각을 바꾸면 일상의 모든 활동이 운동이 된다. 건강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일상에서 의식적인 움직임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삶은 생기를 띠게 된다.
비단 그 후배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은 운동의 필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새해에 세우는 계획 중에도 늘 운동이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운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만큼이나 실제 운동 시간은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 정부의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인 ‘헬스 플랜 2020’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운동 실천율은 2008년 14.5%에서 2013년 6.8%로 감소했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OECD 국가 중에서 최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운동 시간은 저절로 늘어날까?
나는 운동에 반대한다. 운동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는 운동이라는 개념에 대해 반대한다. 우리가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리고 운동 시간을 별도로 계획하는 순간에 이미 일상과 운동은 분리되고 만다. 우리가 일주일에 몇 시간, 몇 번으로 운동을 계획한다는 것은 반대로 그 이외의 시간에는 자신의 움직임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꼭 땀 흘리는 강도 높은 몸의 움직임만을 운동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운동이란 의식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몸의 움직임을 말한다. 일상의 움직임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고 움직일 수 있다면 운동 효과가 나타난다.
이를 실험을 통해 입증한 엘렌 랭거라는 심리학자가 있다. 그녀는 호텔 청소원들을 연구했다. 그들의 건강 상태는 사무직 직원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랭거는 궁금했다. ‘왜 몸을 많이 움직이는데도 아무런 이로움이 없는 것일까?’ 랭거는 활동량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에서 원인을 찾았다. 그들은 매일 육체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자신들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이런 실험을 하게 된 것이다. 84명의 청소원을 절반으로 나누어 A 그룹에게는 그들의 노동에 따른 열량 소모를 알려 주었다. 이를테면 15분 동안의 시트 교체는 40칼로리, 청소기 돌리기는 50칼로리, 욕실 청소는 60칼로리가 소모되는 운동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B그룹에게는 아무런 설명도 해 주지 않았다.
4주 후 랭거는 두 군의 건강 상태를 비교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설명을 들은 청소원들은 혈압이 10% 감소하고, 체중이 1kg 이상 감소했으며, 허리 대 엉덩이 둘레 비율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일상의 움직임 또한 운동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자 일상의 활동이 운동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현대인들은 많이 아프게 된다. 그러나 당뇨병, 비만, 혈압, 만성통증, 자세 불균형 등 만성적인 현대인들의 건강 문제는 고강도운동의 결여 때문이 아니다. 본질적인 것은 일상생활에서 움직임이 줄어들었고 자신의 몸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별도의 운동 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일상의 움직임을 더욱 활발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에서 몸의 움직임에 마음을 얹으면 그것이 바로 운동이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구부정하게 있는 시간을 줄이자. 손가락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중간중간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 세우고, 책상에서 일어나 자주 스트레칭을 하고, 웃을 때 박수를 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선택하고, 손질된 야채 대신에 생야채를 사고, 걸어갈 수 있는 곳은 걸어 다녀야 한다. 생각을 바꾸면 일상의 모든 활동이 운동이 된다. 건강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일상에서 의식적인 움직임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삶은 생기를 띠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