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가난한 집 학생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명문 대학에 들어가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 “개천에서 용 났다”는 얘기를 종종 하곤 했다. 이처럼 과거에는 대학 입시가 계층 이동의 사다리 구실을 했는데 반해, 지금은 대학 입시가 오히려 계층 이동을 가로막고 불평등을 세습화하는 핵심 장벽이 되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1995년 한국의 상위 10% 소득집중도는 29.2%로 당시 미국(40.5%), 일본(34%), 영국(38.5%), 프랑스(32.4%), 뉴질랜드(32.6%) 등 대부분 국가보다 낮았다. 그런데 외환 위기 이후인 2012년 한국의 상위 10% 소득집중도는 44.9%로 33개 주요 국가 가운데 미국(47.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외환 위기 이후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의사, 변호사, 공무원, 공기업, 재벌 대기업 등 고용 안정과 고소득을 보장하는 상위 10%의 일자리에 들어가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려면 먼저 명문대에 들어가야 했기에 사교육 경쟁은 외환 위기 이후 거의 전쟁 수준이 돼버린다.
사교육은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한 것이기 때문에 교육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대부분 사교육이 학생의 실질적인 학습 수준이나 역량을 높이는 것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오히려 사교육에 찌든 학생일수록 학업 성취 욕구나 몰입도가 떨어져 학습 역량이 하락하는 경향까지 나온다.
그러나 사교육이 명문대 입시 통과 경쟁에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허리가 휘는 사교육비를 부담하면서 자녀들을 사교육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학습 능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교육 효과는 마이너스이지만 대학 입시 통과 효과는 있기에 사교육에 수십조 원의 돈과 시간을 탕진하는 사회적 낭비 경쟁이 벌어지는데 이 경쟁에서 고소득층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런 이유로 대학 입시는 막대한 사교육비 낭비와 불평등의 세습화를 고착화하는 핵심 고리가 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예비고사, 학력고사, 본고사 폐지, 내신, 면접, 수학능력시험, 학생부, 논술시험, 수시전형, 추천서, 입학사정관 등 끊임없이 입시 제도를 개혁(?)했지만 문제는 더욱 악화되었다. 지금도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 서울대 폐지 및 국립대 통합안, 학원의 야간 학습 금지 등 여러 가지 개혁안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개혁 조치가 그랬던 것처럼 설사 실시된다 하더라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나 정책을 도입해도 학생 선발은 결국 대학이 하는 것이다. 대학도 우수 학생, 더 정확히 말하면 우수 학생 표식을 지닌 학생을 뽑으려는 대학 간 경쟁을 하고 있다.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다른 대학에 비해서 고소득층 자녀들을 과도하게 많이 합격시킨 대학은 결과적으로 한국사회의 불평등과 사교육 낭비를 조장하는 데 일조를 한 것이므로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강남 3구 등 고소득층 자녀 입학 비중이 다른 대학에 비해 유별나게 높은 대학은 소위 명문 대학으로 불리는 10개 미만의 대학들이다. 이들 10개 미만의 소위 명문 대학에 들어가려는 욕심으로 사교육 경쟁이 벌어졌지만, 결국 참가자 대부분은 원래 목표한 대학이 아닌 다른 대학으로 가야 하는 잔혹한 게임의 희생자들이다.
고등교육법 제11조 2항에 의하면 정부는 대학의 교육과 연구, 조직과 운영, 시설과 설비 등을 평가하여야 하고, 재정 지원 시 평가 결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의 대입 전형을 정부의 대입 정책 방향에 부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2016년 459억 원을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지원 예산 명목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 예산 유인으로 대학의 입시 행태를 바꿀 수는 없다.
2016년 대학 지원 정부 예산 규모는 9.4조 원에 달한다. 특히 서울대는 서울대학교 출연지원금 4550억 원을 포함해 7000억 원 이상의 재정 지원을 매년 받고 있다. 서울대는 다른 대학들에 비해 사회 형평성을 고려한 입시 운영을 위해 노력하는 편이지만, 여전히 고소득층 자녀 입학 비율이 유별나게 높은 대표적인 대학이다. 막대한 국가 예산 지원의 특혜를 받고 있는 서울대는 대학 입시의 사회 형평성 책임에서도 그만큼 솔선수범을 더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고등교육법 개정을 해서라도 정부의 대학 평가에 신입생 구성의 사회경제적 균형 지표를 포함시켜 고소득층 자녀의 입학 비율이 유난히 높은 대학의 경우 재정 지원을 대폭 삭감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교육학, 통계학, 사회학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대거 보유한 대학이 자율적으로 알아서 학생을 선발하되, 정부 재정 지원을 받으려면 신입생 선발 결과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지라는 것이다.
이 제도가 도입돼도 사교육 문제가 100%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고소득층 입학 비율이 유난히 높은 상위권 대학의 입시 행태가 바뀌면 사교육의 입시 효과도 현저히 약화될 것이다. 학원 등 이해 관계자와 기득권 세력의 반대가 있겠지만 사회적 기대 이익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특목고, 자사고, 서울대 폐지안보다는 현실적이지 않은가?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1995년 한국의 상위 10% 소득집중도는 29.2%로 당시 미국(40.5%), 일본(34%), 영국(38.5%), 프랑스(32.4%), 뉴질랜드(32.6%) 등 대부분 국가보다 낮았다. 그런데 외환 위기 이후인 2012년 한국의 상위 10% 소득집중도는 44.9%로 33개 주요 국가 가운데 미국(47.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사교육은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한 것이기 때문에 교육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대부분 사교육이 학생의 실질적인 학습 수준이나 역량을 높이는 것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오히려 사교육에 찌든 학생일수록 학업 성취 욕구나 몰입도가 떨어져 학습 역량이 하락하는 경향까지 나온다.
정부는 그동안 예비고사, 학력고사, 본고사 폐지, 내신, 면접, 수학능력시험, 학생부, 논술시험, 수시전형, 추천서, 입학사정관 등 끊임없이 입시 제도를 개혁(?)했지만 문제는 더욱 악화되었다. 지금도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 서울대 폐지 및 국립대 통합안, 학원의 야간 학습 금지 등 여러 가지 개혁안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개혁 조치가 그랬던 것처럼 설사 실시된다 하더라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나 정책을 도입해도 학생 선발은 결국 대학이 하는 것이다. 대학도 우수 학생, 더 정확히 말하면 우수 학생 표식을 지닌 학생을 뽑으려는 대학 간 경쟁을 하고 있다.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다른 대학에 비해서 고소득층 자녀들을 과도하게 많이 합격시킨 대학은 결과적으로 한국사회의 불평등과 사교육 낭비를 조장하는 데 일조를 한 것이므로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강남 3구 등 고소득층 자녀 입학 비중이 다른 대학에 비해 유별나게 높은 대학은 소위 명문 대학으로 불리는 10개 미만의 대학들이다. 이들 10개 미만의 소위 명문 대학에 들어가려는 욕심으로 사교육 경쟁이 벌어졌지만, 결국 참가자 대부분은 원래 목표한 대학이 아닌 다른 대학으로 가야 하는 잔혹한 게임의 희생자들이다.
고등교육법 제11조 2항에 의하면 정부는 대학의 교육과 연구, 조직과 운영, 시설과 설비 등을 평가하여야 하고, 재정 지원 시 평가 결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의 대입 전형을 정부의 대입 정책 방향에 부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2016년 459억 원을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지원 예산 명목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 예산 유인으로 대학의 입시 행태를 바꿀 수는 없다.
2016년 대학 지원 정부 예산 규모는 9.4조 원에 달한다. 특히 서울대는 서울대학교 출연지원금 4550억 원을 포함해 7000억 원 이상의 재정 지원을 매년 받고 있다. 서울대는 다른 대학들에 비해 사회 형평성을 고려한 입시 운영을 위해 노력하는 편이지만, 여전히 고소득층 자녀 입학 비율이 유별나게 높은 대표적인 대학이다. 막대한 국가 예산 지원의 특혜를 받고 있는 서울대는 대학 입시의 사회 형평성 책임에서도 그만큼 솔선수범을 더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고등교육법 개정을 해서라도 정부의 대학 평가에 신입생 구성의 사회경제적 균형 지표를 포함시켜 고소득층 자녀의 입학 비율이 유난히 높은 대학의 경우 재정 지원을 대폭 삭감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교육학, 통계학, 사회학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대거 보유한 대학이 자율적으로 알아서 학생을 선발하되, 정부 재정 지원을 받으려면 신입생 선발 결과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지라는 것이다.
이 제도가 도입돼도 사교육 문제가 100%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고소득층 입학 비율이 유난히 높은 상위권 대학의 입시 행태가 바뀌면 사교육의 입시 효과도 현저히 약화될 것이다. 학원 등 이해 관계자와 기득권 세력의 반대가 있겠지만 사회적 기대 이익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특목고, 자사고, 서울대 폐지안보다는 현실적이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