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가 밝았지만 추운 겨울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수의 기관에서 예측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2.5% 내외다. 트럼프 당선, 미국의 금리 인상, 브렉시트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다.

더욱 빠르게 진행될 4차 산업혁명에 올라타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다. 국내의 경우 해운업과 조선업의 위기는 현실화됐고, 정치의 위기가 전 사회를 휘감고 있다.

기업은 항상 생존을 고민한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가장 냉엄하게 적용되는 비즈니스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자칫 당장의 생존에 도움을 주는 단기 이익에만 집착하는 근시안적 사고를 가질 위험이 있다. 궁극적인 목적과 의미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 경영의 기본은 생존부등식에서 출발한다. 가치(V) 〉 가격(P) 〉 원가(C). 풀어보면 ‘소비자가 느끼는 제품의 가치(value)가 가격(price)보다 크고 또 가격은 생산자가 부담하는 원가(cost)보다 커야 한다’는 논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의 가치가 가격보다 커야 이익이 생기고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의 가격이 원가보다 커야 이익이 생기므로 이와 같은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기업은 소비자가 제품을 사줘야 존속할 수 있다. 소비자는 아무 제품이나 무조건 사주지 않는다. 제품의 가치가 가격보다 크다고 느낄 때만 구입한다.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를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은 분명히 존재하는 실체이다.

공급 측면의 조건을 살펴보면, 기업은 가격이 코스트보다 커야 생존할 수 있다. 제품의 가치는 제품의 가격보다 커야 하며, 제품의 가격은 제품의 코스트보다 커야 한다. 바로 이 조건이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므로, 이를 ‘생존부등식’(가치〉가격〉코스트)이라 하는 것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제품의 의미도 변하고, 환경도 변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적합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들이 실질적인 사용 경험을 얼마든 공유하고 검색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마케터의 조작적 행위는 더 이상 통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각각의 제품이 가지고 있는 절대가치, 진정한 가치를 두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너무나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우리 제품이 좋다고 설득하는 것은 절대가치의 시대에 시간 낭비일지 모른다. 본질적인 가치 창출이 필요하고, 실제 사람들이 제품에 대해 뭐라고 얘기하는지 집중해야 한다.

제품의 의미 변화에 기초한 가치 변화도 중요하다. 과거 양초는 불을 밝히는 수단이었지만 이제는 사람을 환영하는 도구가 되었다. ‘프라이스캔들’은 더 밝고, 더 오래 쓸 수 있는 양초 생산에 집중했다. 반면 ‘양키캔들’은 양초 본연의 목적이 아닌 액세서리 개념으로 접근했다. 사람들이 유리병 안에 들어 있는 양키갠들 제품을 사는 건 불을 켜기 위해서가 아니라 손님을 환영하거나, 좋은 분위기를 만들거나, 좋은 향을 맡으려는 용도다. 사람들은 양초라는 제품이 아니라 환대라는 의미를 사는 것이다.

디지털카메라는 추억을 저장하는 도구에서 타인과 소셜미디어에서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 변화되고 있다. 24시간 불 밝힌 편의점의 ‘도시락(樂)’은 요즘 말로 가성비가 좋아서 지갑이 가벼운 2030세대를 위로하는 소울푸드로 거듭났다.

만만치 않은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미래가 오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지, 미리 내다보고 대비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겨울은 언제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예측 불가능한 경영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기업들에게는 항상 겨울이 오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생존부등식에 기초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적합한 가치를 만드는 것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