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는 어제와 같은 생각과 습관, 같은 방식과 모습으로 산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달라져야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드물다. 달라진다는 것은 지금까지 익숙하고 편했던 많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방법을 모르거나 또는 문제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더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고 알려고 한다. 하지만 아는 것이 실천으로 옮겨지지는 않는 것이다. 그러면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지식이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안주하는 삶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지식의 과잉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아는 것과 사는 것 사이의 간극은 점점 더 깊어진다. 자고 나면 새로운 일들이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산더미처럼 생겨나고 배우는 방법도 달라지니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여전히 따라잡을 수 없기 마련이다. 지식에 대한 욕구가 클수록 주눅 드는 마음도 더 커진다. 소크라테스가 말한 것과는 달리 무지의 자각은 상처와 수치심으로 남는다. 다른 사람보다 부족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에 더 많은 것을 아는 일에 집착하지만 부끄러움은 더 커진다. 이러한 앎은 반쪽짜리 앎이기 때문이다.
앎에는 두 가지의 종류가 있다. 지식과 인식이다. 사전에서 인식은 “깨달아서 어떤 것을 알다” 또는 “분별하고 판단하여 알다”라고 설명한다. 반면에 지식은 대상에 대해서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한다. 인식은 지식을 꼭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며, 스스로 깨달아서 알게 되는 과정과 행위이다. 반면에 지식은 알고 있는 것 그 자체를 말한다. 그래서 인식은 주체적인 반성과 통찰하는 능력이고, 지식은 사물에 대한 단편적이고 사실적이며 학습된 앎이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의 값을 계산하는 방법도 달라지면서 인식의 가치보다는 지식의 가치가 더 커졌다. 사실 영국의 경험론자 베이컨이 ‘지식은 힘’이라는 말을 했을 때는 올바른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었다. 베이컨은 편견의 ‘우상’을 섬기던 당시의 사고방식을 비판하면서, 과학적이고 진보적인 인식 방법을 주장한 것이다. 머리만으로, 개념만으로 사유하지 않고 직접 경험하고 관찰하는 것에서 참된 지식이 얻어진다는 주장이었다. 이런 뜻에서 베이컨이 말하는 참된 지식과 인식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수량화하고 측정하며 계산하는 시대에서 인식과 지식은 완전하게 분리되었다. 왜냐하면 지식이 힘을 과시하기 위한 도구와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더 많이 알수록 더 많은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진리’ 앞에서 지식의 힘은 절대화되었다. 지식을 측량하고 계산하기 위해서 온갖 종류의 시험이 난무하고, 각양각색의 ‘지식 공장’이 난립한다. 어느 누가 학교와 직장에서 무능하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찍히고’ 싶을 것인가? 시험에 실패한 사람은 부끄러운 ‘죄인’이 되어서 주변의 온갖 동정과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지식은 힘을 생산하고 힘은 지식을 다시 재생산하는 악순환의 구조를 인식한다면, 지식의 가치를 되물을 수밖에 없다. 지식이 삶을 결정하고 지배한다면 지식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어제보다 더 독립적인 삶을 살기 위한 주체적인 힘,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한 자존감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자기 믿음을 갖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지식이 정말 필요한 것일까?
바로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고 인식이다. 인식은 낱개의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고 문제와 사태의 본질을 깨닫는 일이다. 그래서 인식의 가치는 숫자로는 계산될 수 없는 내면의 힘이며, 왜곡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힘이다. 삶이 있는 곳에서 지식은 의미와 가치를 갖는 것이며, 지식을 위한 삶을 살지 않을 때, 지식은 비로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인식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지식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억압적이고 왜곡된 과잉의 지식이 갖는 함정과 강요된 틀에서 벗어나서, 자신을 긍정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긍정의 인식을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고 가치라고 말한 철학자가 프리드리히 니체다. 니체는 자기긍정의 삶이 곧 자유로운 삶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유의 징표는 “더 이상 자기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유를 획득한 사람은 타인의 지시와 요구에 따르는 삶을 살지 않고, “너는 너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 내면의 소리를 듣는 사람이다. 우리가 되어야 하는 최고의 사람은 가장 ‘나 다운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 많은 지식 활동을 통해서 그동안 타인의 삶을 살고, 타인을 흉내 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가?
“나의 방식과 말에 유혹되어 나를 따르고 추종하려 하는가? 오직 너 자신만을 충실히 추종하라!”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볼 일이다.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삶은 한걸음에 실현되지 않는다. ‘나 자신’이 되기 위한 자기긍정의 삶은 긴 과정 속에서 뜨거운 용기와 의지의 값으로만 이뤄진다. 또한 이는 자기 배려의 삶이 곧 타인에 대한 배려를 함축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자유인의 삶이다.
변화의 방법을 모르거나 또는 문제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더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고 알려고 한다. 하지만 아는 것이 실천으로 옮겨지지는 않는 것이다. 그러면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지식이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안주하는 삶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것은 아닐까?
앎에는 두 가지의 종류가 있다. 지식과 인식이다. 사전에서 인식은 “깨달아서 어떤 것을 알다” 또는 “분별하고 판단하여 알다”라고 설명한다. 반면에 지식은 대상에 대해서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한다. 인식은 지식을 꼭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며, 스스로 깨달아서 알게 되는 과정과 행위이다. 반면에 지식은 알고 있는 것 그 자체를 말한다. 그래서 인식은 주체적인 반성과 통찰하는 능력이고, 지식은 사물에 대한 단편적이고 사실적이며 학습된 앎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수량화하고 측정하며 계산하는 시대에서 인식과 지식은 완전하게 분리되었다. 왜냐하면 지식이 힘을 과시하기 위한 도구와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더 많이 알수록 더 많은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진리’ 앞에서 지식의 힘은 절대화되었다. 지식을 측량하고 계산하기 위해서 온갖 종류의 시험이 난무하고, 각양각색의 ‘지식 공장’이 난립한다. 어느 누가 학교와 직장에서 무능하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찍히고’ 싶을 것인가? 시험에 실패한 사람은 부끄러운 ‘죄인’이 되어서 주변의 온갖 동정과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지식은 힘을 생산하고 힘은 지식을 다시 재생산하는 악순환의 구조를 인식한다면, 지식의 가치를 되물을 수밖에 없다. 지식이 삶을 결정하고 지배한다면 지식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어제보다 더 독립적인 삶을 살기 위한 주체적인 힘,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한 자존감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자기 믿음을 갖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지식이 정말 필요한 것일까?
바로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고 인식이다. 인식은 낱개의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고 문제와 사태의 본질을 깨닫는 일이다. 그래서 인식의 가치는 숫자로는 계산될 수 없는 내면의 힘이며, 왜곡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힘이다. 삶이 있는 곳에서 지식은 의미와 가치를 갖는 것이며, 지식을 위한 삶을 살지 않을 때, 지식은 비로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인식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지식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억압적이고 왜곡된 과잉의 지식이 갖는 함정과 강요된 틀에서 벗어나서, 자신을 긍정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긍정의 인식을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고 가치라고 말한 철학자가 프리드리히 니체다. 니체는 자기긍정의 삶이 곧 자유로운 삶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유의 징표는 “더 이상 자기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유를 획득한 사람은 타인의 지시와 요구에 따르는 삶을 살지 않고, “너는 너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 내면의 소리를 듣는 사람이다. 우리가 되어야 하는 최고의 사람은 가장 ‘나 다운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 많은 지식 활동을 통해서 그동안 타인의 삶을 살고, 타인을 흉내 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가?
“나의 방식과 말에 유혹되어 나를 따르고 추종하려 하는가? 오직 너 자신만을 충실히 추종하라!”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볼 일이다.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삶은 한걸음에 실현되지 않는다. ‘나 자신’이 되기 위한 자기긍정의 삶은 긴 과정 속에서 뜨거운 용기와 의지의 값으로만 이뤄진다. 또한 이는 자기 배려의 삶이 곧 타인에 대한 배려를 함축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자유인의 삶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