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진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메르스가 한국사회를 강타하여 의료계는 물론 경제를 위시한 우리 사회의 모든 면이 흔들리고 있다. 작년의 세월호, 올해의 메르스로 한국 사회의 민낯이 드러났다.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우려를 넘어 한국을 후진국으로까지 생각하는 듯하다.
‘갈팡질팡, 허둥지둥, 뒷북행정’ 등과 같은 단어가 신문 지면을 장식한 데에서도 병원과 정부의 대응 양태가 드러난다. 작년 세월호 때도 여전히 같은 단어가 난무했고, 그런 연유로 ‘국민안전처’라는 새로운 정부 조직도 만들었으나 메르스 사태에서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말았다.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병원이 메르스 전파의 핵심지라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삼성이 흔들리면, 한국이 흔들린다’는 시중의 속설을 입증한 점이 소득이라면 소득일 것이다. 평택의 환자는 한국 최고의 의술과 시설을 자랑하는 삼성병원이라면 자신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서울로 올라갔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 엄밀히 말한다면 삼성병원은 전염병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곳이 아니다. 높은 치료비를 통해 이익을 획득할 목적으로 민간기업이 설립한 병원이기 때문에 개별 환자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치중하지 전염병 환자를 격리해서 치료할 시설이나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최초로 메르스 질병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메르스를 전국으로 전파한 진원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삼성병원은 억울한 측면도 있다.
전염병과 같은 공중보건에 관한 것은 사실 정부가 맡아야 할 책임이다. 특히 대다수의 인구가 도시에 밀집해 있고, 거대 병원에 수많은 환자가 입원해 있는 오늘의 시대엔 오히려 전염병이 급속히 확산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인류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병균 바이러스도 진보해 가는 상황이고,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이즈나 에볼라, 동남아에서 발생한 사스나 조류독감 같은, 예전에는 알 수도 없었던 전염병이 교통수단의 발전으로 하루면 세계 곳곳으로 전파되는 오늘의 상황에서는 국민 전체의 보건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전염병에 대한 통제와 공공적 성격의 의료를 강화할 수 있는 집단은 정부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자를 보전할 수 없어서 ‘공공의료원’의 문을 강제로 닫아 버리는 광역단체장까지 나타날 지경으로 우리 사회의 ‘국립의료원’은 민간병원보다 시설이나 의료 수준이 낮다. 마찬가지로 낮은 봉급 수준으로 인해 아무리 높은 사명감을 지닌 의사라 할지라도 공공병원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격리시설이 태부족하여 오죽하면 ‘자가 격리’를 명하는 지경이고, 이로 인해 가족 간에도 메르스가 전염된 사례가 발생했다. 한 일이라곤 환자 위문뿐이었는데 전염병에 걸리고, 결국 가족까지 병이 전파되는 이런 형편없는 일이 21세기 한국에서 발생한 것이다.
또 한 가지 생각할 점이 있다. 그것은 지방과 서울 간 의료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삼성병원이 진원지가 된 것도 지역의 의료 수준을 불신한 환자들이 서울의 병원으로 진료를 갔기 때문이다. 만약 각 광역자치단체마다 ‘도립이나 시립의료원’이 서울 못지않은 의료 수준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면, 환자들이 굳이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면서까지 서울의 대형 병원으로 치료받으러 가지 않을 것이고, 지역 단위에서 환자가 통제되고 치료받았다면 메르스가 각 지역으로 전파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 굴지의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서울에 위치한 병원이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그러니 전염병도 평택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다시 전국의 각 지역으로 전파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여러 방면에 걸친 격차에 대해서는 새삼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역으로 어떤 면에서 삶의 질은 지방이 더 좋을 수도 있고, 가치관이나 세계관에 따라 불편한 것이 오히려 의미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것은 서울과 지방 사이에 차이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부는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와 국가의 일차적 책임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의료 분야만은 지방이나 서울이나 평등해야 한다. 그것이 전염병의 전국적 확대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
‘갈팡질팡, 허둥지둥, 뒷북행정’ 등과 같은 단어가 신문 지면을 장식한 데에서도 병원과 정부의 대응 양태가 드러난다. 작년 세월호 때도 여전히 같은 단어가 난무했고, 그런 연유로 ‘국민안전처’라는 새로운 정부 조직도 만들었으나 메르스 사태에서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사실 엄밀히 말한다면 삼성병원은 전염병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곳이 아니다. 높은 치료비를 통해 이익을 획득할 목적으로 민간기업이 설립한 병원이기 때문에 개별 환자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치중하지 전염병 환자를 격리해서 치료할 시설이나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최초로 메르스 질병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메르스를 전국으로 전파한 진원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삼성병원은 억울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적자를 보전할 수 없어서 ‘공공의료원’의 문을 강제로 닫아 버리는 광역단체장까지 나타날 지경으로 우리 사회의 ‘국립의료원’은 민간병원보다 시설이나 의료 수준이 낮다. 마찬가지로 낮은 봉급 수준으로 인해 아무리 높은 사명감을 지닌 의사라 할지라도 공공병원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격리시설이 태부족하여 오죽하면 ‘자가 격리’를 명하는 지경이고, 이로 인해 가족 간에도 메르스가 전염된 사례가 발생했다. 한 일이라곤 환자 위문뿐이었는데 전염병에 걸리고, 결국 가족까지 병이 전파되는 이런 형편없는 일이 21세기 한국에서 발생한 것이다.
또 한 가지 생각할 점이 있다. 그것은 지방과 서울 간 의료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삼성병원이 진원지가 된 것도 지역의 의료 수준을 불신한 환자들이 서울의 병원으로 진료를 갔기 때문이다. 만약 각 광역자치단체마다 ‘도립이나 시립의료원’이 서울 못지않은 의료 수준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면, 환자들이 굳이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면서까지 서울의 대형 병원으로 치료받으러 가지 않을 것이고, 지역 단위에서 환자가 통제되고 치료받았다면 메르스가 각 지역으로 전파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 굴지의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서울에 위치한 병원이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그러니 전염병도 평택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다시 전국의 각 지역으로 전파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여러 방면에 걸친 격차에 대해서는 새삼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역으로 어떤 면에서 삶의 질은 지방이 더 좋을 수도 있고, 가치관이나 세계관에 따라 불편한 것이 오히려 의미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것은 서울과 지방 사이에 차이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부는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와 국가의 일차적 책임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의료 분야만은 지방이나 서울이나 평등해야 한다. 그것이 전염병의 전국적 확대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