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는 드라마 ‘여인의 향기’를 통해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최근에는 KIA를 비롯한 프로야구 구단들이 전지훈련지로 이곳을 택하면서 한국사람들에게도 친숙한 섬이 됐다.
제주도와 닮은 섬. 바람 많은 이곳은 본토 사람들이 휴가지로 꿈꾸는 천혜의 환경을 갖춘 곳이자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4·3 항쟁의 아픔이 있는 제주도. 오키나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진 곳으로 많은 주민이 전쟁의 포화와 군부의 자살 강요에 희생됐다.
제주도가 동글동글한 섬이라면 인천 공항에서 2시간 거리의 오키나와는 남서쪽으로 길게(108㎞) 뻗은 섬이다.
짧은 일정에 긴 섬을 고루고루 살펴보는 것은 쉽지 않다. 교통편도 난감하다. 대중교통 요금이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 오키나와의 택시 기본 요금이 500엔, 구간별로 요금이 달라지는 버스의 기본 요금도 160엔이다.
많은 관광객이 렌터카를 선택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차선이 반대라는 것에 선뜻 운전대 잡을 용기가 나질 않는다. 비싼 대중 교통요금, 부담스러운 렌트를 고려해서 이번에는 관광지 특유의 거리 풍경과 쇼핑을 더한 ‘뚜벅이 여행’을 선택했다.
뚜벅이족 관광객이 주로 선택하는 거점은 나하시다. 여행의 시작점인 나하 국제 공항이 위치한 곳으로 모노레일을 통해 나하시 관광지를 쉽게 오갈 수 있다.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1일 패스권이 600엔. 2일 1000엔, 3일 1400엔에 구입할 수 있다.
나하 공항역에서 슈리역까지 15개의 역을 지나면서 사람들을 슈리성 유적지, 나하 국제거리, 도자기 거리 등으로 실어 나른다. 친절하게 한글로도 역이름이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목적지만 알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오키나와는 겨울철 평균 최저기온이 섭씨 17.2도인 아열대 해양성 기후다. 그만큼 여름 태양은 뜨겁다. 최저기온이 27도를 내려가지 않는다. 여름다운 여름이다.
한낮 더위를 피해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쇼핑지로 향한다. 관광객들이 우선 찾는 곳이 아시비나 아울렛이다. 공항에서 1시간 간격으로 아울렛으로 향하는 버스가 있다. 공항에 짐을 맡겨두거나 아울렛 라커를 이용해 쇼핑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눈에 띈다. 명품 브랜드에서부터 신발, 스포츠 웨어, 액세서리 등을 30∼80%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또 다른 쇼핑 명소는 DFS 갤러리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모로마치역에서 내리면 바로 갤러리로 이어진다. 화장품, 가방, 선글라스, 의류 등 도심에서 즐기는 면세점 쇼핑이다. 여권을 제시한 뒤 물건은 귀국할 때 공항 면세점에서 건네 받는 방식이다.
해가 기울어 가면 나하 시내 거리 풍경을 쫓아가보자. 국제거리는 다양한 가게가 늘어선 대표적인 관광거리. 마키시역에서 시작되는 국제거리는 1.6㎞가량 이어진다. 오키나와 특산물이 자색 고구마로 만든 과자와 대표적인 아이스크림인 블루씰 등 이곳의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고 다양한 기념품을 만날 수 있다. 인근의 마키시공설시장에서는 이곳의 생활을 엿볼 수도 있다. 골목 곳곳에 보물처럼 박혀있는 이자까야에서 들이키는 생맥주는 꿀맛이다.
거리의 악사와 꿈쩍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행위 예술가, 다양한 공예품을 들고 나온 이들로 이곳의 밤거리는 더욱 화려하다.
국제거리는 ‘기적의 1마일’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곳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공습을 받아 폐허가 됐던 곳이다. 죽음의 도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놓은, 관광객들로 불야성을 이루는 거리로 변신했다.
조금 더 이색적인 풍경이 보고 싶다면. 바다도 놓칠 수 없다면 아메리칸 빌리지를 선택해보자.
나하 버스터미널에서 20·28번 등 버스를 이용해 한번에 갈 수 있다. 버스요금은 후불이다. 탑승할 때 번호표를 뽑은 뒤 내릴 때 버스 앞 전광판에 표기된 요금을 내면 된다. 각각의 번호 아래 내야하는 금액이 표시되는데 거리에 따라서 금액이 실시간으로 변하다. 요금통 앞에 동전 교환기가 있기 때문에 잔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느릿느릿 달리는 버스처럼 누구 하나 재촉하거나 바삐 움직이는 이가 없다.
나하터미널에서 아메리칸 빌리지까지는 느긋한 오키나와 속도로 40분 정도 거리. 미군에게 반환받은 비행장 부지를 미국 샌디에고의 시포트 빌리지를 모델로 삼아 만든 곳이다. 이국적인 모습의 음식점과 카페, 마켓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이곳의 랜드 마크는 빨간 대관람차. 한 바퀴 도는데 15분 가량이 걸린다. 시원한 바다가 담긴 풍경을 내려다보는 이용 요금은 500엔. 밤에는 화려한 불빛으로 멋진 야경을 만들어 낸다.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코스가 있다. 선셋비치의 일몰 감상이다. 이름처럼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해질 무렵이면 조그마한 인공해변을 끼고 있는 방파제가 명당이 된다.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고 바다 속으로 풍덩 빠져드는 해를 바라본다. 붉게 물든 바다와 하늘 그리고 깃털 같은 구름이 만들어 내는 일몰은 한폭의 그림이다.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제주도와 닮은 섬. 바람 많은 이곳은 본토 사람들이 휴가지로 꿈꾸는 천혜의 환경을 갖춘 곳이자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4·3 항쟁의 아픔이 있는 제주도. 오키나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진 곳으로 많은 주민이 전쟁의 포화와 군부의 자살 강요에 희생됐다.
짧은 일정에 긴 섬을 고루고루 살펴보는 것은 쉽지 않다. 교통편도 난감하다. 대중교통 요금이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 오키나와의 택시 기본 요금이 500엔, 구간별로 요금이 달라지는 버스의 기본 요금도 160엔이다.
많은 관광객이 렌터카를 선택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차선이 반대라는 것에 선뜻 운전대 잡을 용기가 나질 않는다. 비싼 대중 교통요금, 부담스러운 렌트를 고려해서 이번에는 관광지 특유의 거리 풍경과 쇼핑을 더한 ‘뚜벅이 여행’을 선택했다.
뚜벅이족 관광객이 주로 선택하는 거점은 나하시다. 여행의 시작점인 나하 국제 공항이 위치한 곳으로 모노레일을 통해 나하시 관광지를 쉽게 오갈 수 있다.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1일 패스권이 600엔. 2일 1000엔, 3일 1400엔에 구입할 수 있다.
오키나와는 겨울철 평균 최저기온이 섭씨 17.2도인 아열대 해양성 기후다. 그만큼 여름 태양은 뜨겁다. 최저기온이 27도를 내려가지 않는다. 여름다운 여름이다.
한낮 더위를 피해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쇼핑지로 향한다. 관광객들이 우선 찾는 곳이 아시비나 아울렛이다. 공항에서 1시간 간격으로 아울렛으로 향하는 버스가 있다. 공항에 짐을 맡겨두거나 아울렛 라커를 이용해 쇼핑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눈에 띈다. 명품 브랜드에서부터 신발, 스포츠 웨어, 액세서리 등을 30∼80%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또 다른 쇼핑 명소는 DFS 갤러리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모로마치역에서 내리면 바로 갤러리로 이어진다. 화장품, 가방, 선글라스, 의류 등 도심에서 즐기는 면세점 쇼핑이다. 여권을 제시한 뒤 물건은 귀국할 때 공항 면세점에서 건네 받는 방식이다.
해가 기울어 가면 나하 시내 거리 풍경을 쫓아가보자. 국제거리는 다양한 가게가 늘어선 대표적인 관광거리. 마키시역에서 시작되는 국제거리는 1.6㎞가량 이어진다. 오키나와 특산물이 자색 고구마로 만든 과자와 대표적인 아이스크림인 블루씰 등 이곳의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고 다양한 기념품을 만날 수 있다. 인근의 마키시공설시장에서는 이곳의 생활을 엿볼 수도 있다. 골목 곳곳에 보물처럼 박혀있는 이자까야에서 들이키는 생맥주는 꿀맛이다.
거리의 악사와 꿈쩍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행위 예술가, 다양한 공예품을 들고 나온 이들로 이곳의 밤거리는 더욱 화려하다.
국제거리는 ‘기적의 1마일’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곳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공습을 받아 폐허가 됐던 곳이다. 죽음의 도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놓은, 관광객들로 불야성을 이루는 거리로 변신했다.
조금 더 이색적인 풍경이 보고 싶다면. 바다도 놓칠 수 없다면 아메리칸 빌리지를 선택해보자.
나하 버스터미널에서 20·28번 등 버스를 이용해 한번에 갈 수 있다. 버스요금은 후불이다. 탑승할 때 번호표를 뽑은 뒤 내릴 때 버스 앞 전광판에 표기된 요금을 내면 된다. 각각의 번호 아래 내야하는 금액이 표시되는데 거리에 따라서 금액이 실시간으로 변하다. 요금통 앞에 동전 교환기가 있기 때문에 잔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느릿느릿 달리는 버스처럼 누구 하나 재촉하거나 바삐 움직이는 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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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터미널에서 아메리칸 빌리지까지는 느긋한 오키나와 속도로 40분 정도 거리. 미군에게 반환받은 비행장 부지를 미국 샌디에고의 시포트 빌리지를 모델로 삼아 만든 곳이다. 이국적인 모습의 음식점과 카페, 마켓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이곳의 랜드 마크는 빨간 대관람차. 한 바퀴 도는데 15분 가량이 걸린다. 시원한 바다가 담긴 풍경을 내려다보는 이용 요금은 500엔. 밤에는 화려한 불빛으로 멋진 야경을 만들어 낸다.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코스가 있다. 선셋비치의 일몰 감상이다. 이름처럼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해질 무렵이면 조그마한 인공해변을 끼고 있는 방파제가 명당이 된다.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고 바다 속으로 풍덩 빠져드는 해를 바라본다. 붉게 물든 바다와 하늘 그리고 깃털 같은 구름이 만들어 내는 일몰은 한폭의 그림이다.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