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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훈장’ 논란
박 지 경
정치부 차장
2013년 02월 14일(목) 00:00
이명박 대통령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대한민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스스로 받기로 해 논란이 일었다.

정부가 지난 12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 대통령 내외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는 영예수여안을 심의·의결한 것이다.

무궁화대훈장은 상훈법에 따라 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 전·현직 우방국 원수 및 배우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따라서 역대 대통령 내외가 모두 이 훈장을 받았다. 그런데도 이번 훈장 수여가 논란이 된 것은 스스로 수여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간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는 취임과 동시에 이 훈장을 수여했다. 직전 대통령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당선인에게 훈장 수여 결정을 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때 훈장을 받기보다 5년간의 노고에 대해 치하받는 의미에서 퇴임할 때 받는 게 타당하다”며 고사했다가 퇴임 한 달 전인 2008년 1월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훈장을 받았다.

이 대통령 역시 취임 초 세계 경제위기 등을 거론하며 훈장 수여를 미뤄오다가 이번에 수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셀프(self) 훈장’이란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뻔뻔함을 겨루는 올림픽이 있으면 금메달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마지막까지 ‘셀프 훈장’을 받으면서 서민의 피눈물을 빼야 직성이 풀리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도 5년 전 노 전 대통령 내외의 훈장 수여에 대해 “자신의 정부에서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훈장 수여를 결정한 것은 집안 잔치를 벌이는 격”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훈장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 타당하다. 모든 대통령이 무궁화대훈장을 받는다면 이는 훈장으로서 가치를 갖기보다는 조롱거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아예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헷갈리지 않도록 ‘대통령훈장’을 따로 만드는 것이 나을 듯하다.

또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것을 기리는 의미라면 후임 대통령이 수여하는 것이 상식에도 맞는 것으로 보인다. ‘특권 내려놓기’를 약속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고려해 볼 일이다.

/jk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