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냥 동물로 살기도 힘에 부칠 마당에 사회적으로도 ‘정상’인 동물이어야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사회적인 활동이 가능해지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넘어지고 깨지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스스로의 경험에 비추어 보자. 그렇다면 장애를 가진 사람의 경우에는 얼마나 더 많은 시행착오의 과정이 필요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환경의 오염과 개인의 생활 습관이 변화되면서 ‘발달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의 증가 속도를 우리의 인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주YMCA가 발달장애청소년의 사회성 향상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발달장애청소년지원센터 ‘트라이앵글’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기 위해 센터 내의 프로그램 이외에도 직접 밖으로 체험활동을 나간다.

여러 사람의 따가운 시선, 혹은 동정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자꾸만 세상으로 나와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이제까지 비장애인들 또한 겪어왔던 사회적 훈련의 과정을 장애청소년들에게도 경험시켜주기 위해서다.

우리는 당연한 듯 익혀온 것이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더 많은 훈련 시간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버스를 타는 것, 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것,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하는 사소한 과정 속에도 우리가 지켜야할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발달장애청소년을 ‘치료’하려는 기관들은 시설 안에서의 활동이 많았다. 대부분은 그들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 대하는 것보다 치료하고 도와야할 대상으로만 여겼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기회 또한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광주YMCA 발달장애청소년지원센터에서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토요체능교실. 방학프로그램(겨울학교, 여름학교), 문화체험 오감만족, 그리고 트라이앵글교실이다.

특히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요코하마YMCA의 트라이앵글과 교류캠프는 양국의 발달장애청소년들이 서로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가 되며, 오히려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두려움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지도자들보다 훨씬 값진 경험을 하고 자신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또 2010년부터 배우기 시작한 난타는 시작 단계에서는 아이들이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2011년에는 다양한 곳에서 공연을 펼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대견스러운 한편,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으로 아이들의 가능성을 가둬버릴 수 있었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는다.

오는 20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또다시 아이들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우리가 세워놓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경계를 넘어 광주YMCA ‘Dream 청소년오케스트라’와 발달장애청소년지원센터 ‘트라이앵글’이 만나 이루어지는 경쾌한 하모니가 푸른 5월의 하늘을 더욱 밝게 물들일 것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비장애인의 방식을 그대로 이해하고 따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비장애인들은 그들의 표현을 이해하는 방법들을 찾을 수 있다. 우리 모두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듯이, 발달장애청소년들도 성장이 조금 더디고, 배우는 방법이 다르고, 표현방법이 비장애인들과 조금 다를 뿐이다. 많은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틀린’ 사람이 아닌 성향이 다른 한 인간으로서 바라보며, 장애인에게도 경험의 기회가 많은 사회를 기원한다.

〈이가나 광주YMCA 발달장애청소년지원센터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