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택시들은 모두 한 모델로써 우리나라 티코보다 조금 크다. 미터기는 있지만 외국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기사 마음대로 요금을 부른다. 시내의 교통수단은 택시와 마이크로버스, 툭툭이라는 세 바퀴 자동차 외에 오토바이가 많이 쓰인다. 차들은 탁한 매연을 품어대면서 차선도 없는 도로를 오토바이와 함께 뒤엉켜서 달리기 때문에 길을 건널 때는 바짝 긴장을 해야 한다.
내가 이곳에 오기 전 어떤 이들은 네팔은 공기가 좋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적어도 카트만두에서 그것은 완전 오해이다. 길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다니고, 카트만두 기침(Kathmandu cough)이라는 용어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모델의 현대, 기아차들과 함께 일본차, 인도차 등 수많은 자가용이 눈에 띈다. 네팔에서는 자체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차량은 외국에서 수입해 온다. 그런데 정부는 차 값의 두 배나 되는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최종 구입 가격은 결국 실제 차 값의 세배가 된다. 혹시 네팔 정부가 빈부의 위화감을 줄일 목적으로 자가용 수를 줄이기 위해 부자들에게서 비싼 세금을 거두는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웬만한 부자 아니고는 차 구입을 생각지도 못한다.
카트만두에는 예쁘게 단장한 삼사 층 되는 크고 좋은 주택들이 많이 있고, 시내 중심가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 나라의 전자제품과 다양한 물건들이 넘쳐난다. 거의 누구나 핸드폰을 가지고 있으며 내가 학교에서 받은 기기는 삼성제품이다.
이곳에 처음 도착 후, 왜 빈부격차가 그리도 심한지, 왜 아스팔트를 견고하게 만들지 않고 해마다 허술한 보수를 반복하는지, 왜 카트만두의 중심가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아무도 치우지 않는지, 왜 주인 없고 병든 개들이 길거리를 배회하게 두는지 등등을 질문하였다.
누군가 말하기를, ‘견고한 아스팔트를 만들지 않는 것은 잦은 보수공사로 노동자들에게 일거리를 주기 위함이고, 쓰레기 같은 사소한 문제는 정치인들이 너무 중요한 일들이 많아서 신경을 못 쓰고, 개는 신성시 여기는 소처럼 잡아먹지 못하는 동물이며 염소나 닭처럼 신에게 희생 제물로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니,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나는 많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보면서 가난은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하는 자원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 가난 때문에 그들은 혹독한 훈련으로 자신들을 담금질하였고 결국 정상에 올랐다. 물론 가난 자체가 모든 사람, 아무에게나 자원이 되는 것은 분명 아니다.
사람들이 가난을 운명으로 알고 체념한다면 결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이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알고 한마음으로 일어선다면, 네팔의 빈부격차는 줄어들 것이고 이 나라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많은 사람은 정치인들을 믿을 수 없고, 네팔은 문제가 많다고 말한다. 정치인을 믿을 수 없고, 문제가 많은 나라가 어디 네팔뿐이겠는가? 자기 나라가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아는 국민은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현명한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네팔이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곳, 만년설을 이고 있는 히말라야 처럼 언젠가 세상에 그렇게 우뚝 솟아서 그 진가를 발휘했으면 좋겠다.
〈박행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파탄의대 객원교수〉
광주일보 은펜칼럼 회원인 박행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가 18일부터 2주에 한차례 ‘네팔에서 온 편지’를 연재합니다. 박 교수는 지난 8월 정년 후 네팔 파탄의대에서 객원교수로 의사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에게 무보수로 생화학 분야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앞으로 네팔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다양한 문화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내가 이곳에 오기 전 어떤 이들은 네팔은 공기가 좋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적어도 카트만두에서 그것은 완전 오해이다. 길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다니고, 카트만두 기침(Kathmandu cough)이라는 용어가 있다고 한다.
카트만두에는 예쁘게 단장한 삼사 층 되는 크고 좋은 주택들이 많이 있고, 시내 중심가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 나라의 전자제품과 다양한 물건들이 넘쳐난다. 거의 누구나 핸드폰을 가지고 있으며 내가 학교에서 받은 기기는 삼성제품이다.
누군가 말하기를, ‘견고한 아스팔트를 만들지 않는 것은 잦은 보수공사로 노동자들에게 일거리를 주기 위함이고, 쓰레기 같은 사소한 문제는 정치인들이 너무 중요한 일들이 많아서 신경을 못 쓰고, 개는 신성시 여기는 소처럼 잡아먹지 못하는 동물이며 염소나 닭처럼 신에게 희생 제물로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니,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나는 많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보면서 가난은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하는 자원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 가난 때문에 그들은 혹독한 훈련으로 자신들을 담금질하였고 결국 정상에 올랐다. 물론 가난 자체가 모든 사람, 아무에게나 자원이 되는 것은 분명 아니다.
사람들이 가난을 운명으로 알고 체념한다면 결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이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알고 한마음으로 일어선다면, 네팔의 빈부격차는 줄어들 것이고 이 나라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많은 사람은 정치인들을 믿을 수 없고, 네팔은 문제가 많다고 말한다. 정치인을 믿을 수 없고, 문제가 많은 나라가 어디 네팔뿐이겠는가? 자기 나라가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아는 국민은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현명한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네팔이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곳, 만년설을 이고 있는 히말라야 처럼 언젠가 세상에 그렇게 우뚝 솟아서 그 진가를 발휘했으면 좋겠다.
〈박행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파탄의대 객원교수〉
광주일보 은펜칼럼 회원인 박행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가 18일부터 2주에 한차례 ‘네팔에서 온 편지’를 연재합니다. 박 교수는 지난 8월 정년 후 네팔 파탄의대에서 객원교수로 의사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에게 무보수로 생화학 분야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앞으로 네팔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다양한 문화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